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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TV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TV천국」의 하나인 일본에 요즘「탈TV 시대」가 오고 있나보다.
일본 NHK 방송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TV시청시간은 주말의 경우(토·일)75년에 비해 각각 5분과 15분이 줄었다.
이런 경향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80년의 하루 시청시간은 3시간25분.
60년대보다는 괄목할증가나 77년부터는 제자리걸음이다.
TV를 외면하는 이유는 첫째가 안역한「프로그램」에 있다. 시시해서 볼것이 없다는 얘기다. 「채널」3개가 모두 국영인「프랑스」가 그 대표적인 예. 밤8시에서 3O분간 종합「뉴스」가 끝나면 일제히 흘러간 명화시간이다. 10년도 넘는 미국·「프랑스」영화가 돌아간다. 「레스토랑」에서 대화와 토론을 즐기는「옥외. 오락」이 그래서 더욱 촉진되는 지도 모르겠다. 하루 가정단위 시청시간이 겨우 2시간24분. 개인단위로 따질땐 훨씬 낮아진다.
공영방송만 하고 있는 독일에는「공공방송병」이라는 말이 있다. 정부PR 기획물의 범람에 식상한 때문이다. 북독 3개 주에서 요즘 TV의 새로운 활로를 찾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영국의 TV시청시간도 2시간30분 정도. BBC의 구태의연한「프로그램」에 민영 ITV가 참신한 제작물로 도전하고있는 것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정각 TV를 안보는 이유중엔 『새로운 전달 「이미지」』의 출현도 있다. 「A·트플러」도 그의 명저『제3의 물결』에서 이점을 지적했다.
「케이블 TV」(유선TV)를 들어보자. 현재 미국의 2천만가구가 가입돼 있으며 곧 전 가구의 50%가 이용하리라 한다. 방송국에서 획일적으로 내보내는「프로」를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의 요구에 따라 「프로」 가 편성되는 것이다. 수신자가 적극적으로 송신자에게「요구」하는 것이다. 「케이블TV」에서도 가장 진보된 「큐브」(pube)「시스팀」은 취학전의 아동에서부터 의사·변호사에 이르기까지 특수대상「프로」를 마련한 쌍방용유선방식이다.
일본의 「케이블」TV는 아직 초기단계지만 기술 진보는 놀랍다. 「하이·오비스」(Hi-Ovis)는 가입자 가정에「마이크」와「카메라」를 갖추어 놓고 시청자가 동시에 정보를 보낼수 있는「시스팀」이다. 유선연락보다 한 걸음 더 앞선 영상연락이다.
거기다「비디오·카세트」가 있다. 올해까지 미국에는 1백만 대가 보급되리라 하고 일본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A·토플러」의『탈 획일화「미디어」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예언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식상」이야말로 저널리즘의 최대의 적이며 TV매체는 더욱더 그렇다. 우리 나라 TV도 무엇인가 생각하는 바가 있을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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