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로보트와 무인 공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넒은 공장에 늘어서 있는 각종 기계들이 강철을 녹이고, 자르고, 형을 만들고 조립해 가면서 일하고 있다.
생산 「라인」을 통해 나오는 제품은 수압식 펌프일 수도 있고, 중기용 변속기일 수도 있다.
최종 검사대에서 제품의 이상 유무를 「체크」 받은 다음 기계는 「크레인」에 들려 창고쪽으로 옮겨진다.
1984년까지 일본이 완성시켜 보려는 무인 공장의 모습이다.
계획에 따르면 초기 단계에는 무게 5백kg이하, 부피 1입방m 이하의 금속 기계 제품을 무인 공장에서 매일 3백조씩 생산하게 된다. 이 정도라면 7백명의 공원이 필요하지만 중앙 「컴퓨터」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기계들이 움직이는 이 공장에서는 감독자 10명만으로 교대 근무까지 충분하다.
산업용 「로보트」가 생산 일선에 나선 것은 이미 60년대 초. 그리나 너무나 단순한 작업에 능률도 신통치 않아 천대를 받아왔었다.
그러던 것이 70년대를 거치면서 급격히 발전한 「컴퓨터」의 소형화·기능화에 힘입어 「로브트」가 산업계의 총아로 등장했다. 일본은 「로보트」 생산 및 이용에 가장 앞선 나라로 약 6만대의 로보트가 자동차·전자 제품·금속 공업·「플래스틱」·방직 분야에서 취업 (?)하고 있다.
동경 남부 35km 「자마」에 자리잡고 있는 「닛산」 (일산) 자동차 공장에는 2백72대의 「로보트」들이 철판을 구부리고, 용접을 하고, 페인팅을 아무 불 편없이 해내고 있다. 77년에는 총 2천개의 용접 과정 중 6백개 과정을 로보트가 맡았으나 지금은 97%를 로보트 팔이 해내고, 사람은 60개 부분만 용접을 하고 있다.
「로보트」를 생산에 도입한 「닛산」은 71년에서 79년까지 종업원은 14% 밖에 늘리지 않았지만 매출액은 2백70%의 신장률을 보였다. 여기에 힘입어 「닛산」은 지금의 로보트 4백60대에서 새로 3백60대를 발주했다.
「도요따」 (풍전) 자동차도 뒤질세라 현재 4백20대에서 5백대를 추가 배치할 계획을 짜고 있다. 위험이 따르고 작업 환경이 좋지 못한 자동차 업계에서는 모두 비슷한 경향으로 미국의 GM·포드 , 서독의 「폴크스바겐」·BMW, 「이탈리아」의 피아트 등도 모두 힘들고 위험한 일을 로보트에 맡기고 있다.
호주는 이와 달리 1억3천5백만마리나 되는 양털을 깎는 일손에 「푸마」라는 이름의 로보트 팔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의 전자 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제품 검사에 「로보트」를 쓰고 있다.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나오는 탁상용 전자계산기를 재빨리 들어 올려 검사 장치에 집어넣었다가 이상이 없으면 제자리에 들려놓는다.
영국의 과학 기술자들은 좀더 고급의 「로보트」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걸어다니며 사다리까지 올라갈 수 있는 이 고급 로보트는 견본이 만들어져 앞으로 5년 이내에 좀더 세밀한 공정을 요하는 생산 「라인」에 배치될 전망이다.
현재 로보트는 기능에 따라 1대의 가격이 1만∼15만 「달러」로 다양하다. 그렇게 싼값이 아닌데도 경영자들의 인기를 끄는 것은 생산성 향상 때문. 미국의 경우, 1대의 로보트는 많으면 6명분의 일을 해내면서 감가상각비까지 따져 시간당 4「달러」밖에 안 먹힌다. 사람을 쓰게 되면 15%의 불량품이 늘어나면서 시간당 14「달러」의 인건비가 들게 된다.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에서는 누가 먼저 「로보트」를 산업에 도입하느냐가 기업이 살아 남느냐 아니냐와 직결된다.
21세기초가 되면 로보트는 대 당 2천「달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데 지하에서의 채탄 작업, 원자로의 방사성 물질 처리, 해저 광물 채광, 군수 물자 생산 등 이용도가 넓어지며, 외과 의사들이 수백km 떨어진 곳에서 TV화면을 보면서 전자 손을 조종, 로보트 수술을 하는 데까지 사용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최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