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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 확산된 '아이스버킷 챌린지'…연예계서 정치권·재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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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기부 캠페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가 화제다.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에 이어 정ㆍ재계 유명 인사들도 잇따라 동참했다. 국내 루게릭병 관련 단체에서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루게릭병 지원 정책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도전자로 지목된 사람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거나 미국 ALS(근위축성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병) 협회에 100달러(한화 약 10만원)을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얼음물을 뒤집어 쓴 영상도 올리고 동시에 기부에도 참여하면서 '즐거운 기부 놀이'라는 새로운 기부 문화가 되고 있다. 한국 참가자들은 주로 한국 ALS 협회나 루게릭병 환자 지원 단체인 '승일희망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한국 ALS 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루게릭병 환자는 2500여명이다. 협회 조광희 사무국장은 "캠페인과 함께 기부에 참여하신 분들이 크게 늘었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기부를 넘어 정책적인 부분에서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달 치료비와 간병비로 보통 400만~500만원 이상이 들고, 병에 걸리면 대부분 1년 안에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돼 활동보조인이 하루종일 붙어 있어야 하는 만큼 가족들의 고통이 크다는 것이다.

조 사무국장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데도 장애등급 판정에서 1급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관심이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 가족들의 고통이 덜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승일희망재단 역시 "캠페인이 재단에 대한 기부로 이어진다면 루게릭요양병원 건립기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 미국 보스턴 대학 야구선수이자 루게릭병 환자인 피트 프레이츠와 그 친구들로 알려졌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등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이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등도 참여했다.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끝없이 참여하고 있고 일반인들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에선 미국인 지인으로부터 지목을 받은 가수 '팀'과 페이스북 코리아 조용범 지사장을 시작으로 유명 연예인들이 동참하면서 연일 화제가 됐다. 연예인들의 참여는 정치권·재계 유명인사로 이어지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재계 인사 중 처음으로 캠페인에 참여했고, 21일엔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 폐회식에서 얼음물을 뒤집어 썼다. 22일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동참할 예정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목을 받은 상태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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