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장식 과연 효험이 있나|전문가가 보는 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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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몇년사이에 정력강장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틈을 타서 생사탕이니, 흑염소탕·자라탕·개소주 등이 경력과 원기를 돕고 지병까지 고친다고 선전하는 동물성 자연식 전문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강장식들이 과연 어느 정도 효능이 있는지 그 허실 서울대 생약연구소 홍문화박사와 심상용씨(자연식연구가)등 관계전문가들에게 들어본다.
이들 동물강장식에는 종류에 따라 소화·흡수가 잘되는 양질의 단백질성분이 있는 것으로부터 특수조제 해 먹으면 시력을 좋게 하거나 등기를 보하고 피부병 등 질병의 치료를 돕는다는 한방적인 학설도 있으나 질병을 치료한다는 확실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뱀탕·개소주 등이 결핵등 호흡기질환에 좋다는 것은 고 단백질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이들 소모성질환에 특수「아미노」산 성분이 많은 동물이 체력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유력하다. 또 이 강장식들이 소화·흡수가 잘돼 위장·간장병 환자에 좋고 전신의 영양상태를 호전시켜 경력도 좋아진다고 말하는 의·약 학자들도 있다.
뱀은 동남아에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약용으로 오래 전부터 애용돼왔다. 독사가 특히 좋다고 해서 년 10만「달러」어치의 우리나라 살모사가 일본과 미국에 수출되고있다.
「본초강목」에는 독사인 살모사와 오사(검은뱀)가 나병과 가려움증, 중품으로 입이 돌아간 증세, 연주 창 두드러기, 옴 등을 다스린다고 기록돼있다. 뱀에는「타우린」「클레스테린」「히스티딘」등20여종의「아미노」산이 있어 우유 속에 있는「카제인」이나 달걀의 단백질보다 질이 우수하다는 실험결과도 나오고 있다.
특히 소의 쓸개, 오징어, 조개 등에도 다중 함유된「타우린」성분이 뱀에 많아 폐결핵 등 소모성질환에도 도움을 주고「아미노·에탄슬폰」산은 담즙분비와 지방흡수를 좋게 하며, 식은 땀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또「메티오닌」과「글루타민」산은 간장작용을 돕고 강정작용도 하며「비타민」A·B도 풍부하다는 것.
살모사등 독사와 능구렁이가 특히 좋다는 실이 있으나 이것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뱀에는 양질의「아미노」산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특정질병에 대한 치료효과는 증명되지 않고 있어 환자들이 정상적인 치료를 게을리 하고 이들 보약만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게 의사들의 경고다.
자라는 예부터 병후회복에 좋다고 해서 끓인 것을「수프」처럼 만들어 먹었다.
한방서적과 전래의 민간용법에 따르면 자라의 간은 시력에 좋고 알과 살 크기는 보신제로 귀하게 여겼다. 자라의 등에는 폐결핵 환자의 미열을 떨어뜨리고 신경통·빈혈을 치료하며 「스태미너」를 보충하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특히 자라껍질에 열지황·황백등을 섞어「대보음환」을 만들어 정력강장제로 쓰기도 하고 자라고기로 부인들의 대하증을 다스린다고도 한다.
서양민간에서는 자라 피를 술에 섞어 마시는 습관이 있는데 정력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일본에서는 자라 알이 부녀자들의 허리병에 좋다고 하여 인기가 있다.
그러나 역시 현대의학에서는 자라에 인체를 돕는 특수성분이 있는지 증명되지 않고 있고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아미노」산등이 있는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여름철에「스태미너」식으로 인기가 있는 보신탕과 개소주에는 소화가 잘되는 단백질이 함유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본초강목」에는『개고기는 5장을 평안하게 하고 7상을 다스리며 혈맥을 돕고 장과 위를 보하고 양도를 일으키며 기력을 돕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황견의 수놈고기가 상품이고 백견·흑견은 약간 처지는 것으로 돼있다.
개소주는 개고기에 밤·대추·생강·들깨·감초 등을 함께 썰어 넣어 끓여 농축한 것으로 복용하면 식욕이 좋아지고 체중이 늘기 때문에 결핵·건주 등에 좋다는 것이다.
보신탕·개소주·뱀탕 등이 호흡기 질환에 좋다는 것도 농축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때문이고 일반적으로 소화와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의에 좋다는 것이지만 체질에 따라 설사를 하는 등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의 말이다.
서양의 민간에서는 간장병과 간질에 개고기를 먹으면 좋다는 설이 있다.
「기적의 자연식품」으로 꼽히는「로열·젤리」(여왕벌을 기르기 위해 먹이는 꿀) 에는 질이 좋은 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럴」·「아미노」산등 40여종의 영양소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이들 강장식들이 우수한 영양소로 꼽힐 수는 있으나 환자들이 이를 지나치게 과신해서 질병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정력제로 맹신하는 일이 없도록 경고하고있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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