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육(5)어머니는 가장 훌륭한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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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교사는 어머니다』고 한 「장·자크·루소」(1712∼1778)의 주장은 오랜 시간을 뛰어 넘어 오늘날까지도 널리 통용되고있는 교육사상이다.
어머니는 어린이의 생활주변에서 제일 가까운 사람으로 일상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고 쉽게 자녀들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정교육의 절대적인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57년 소련이 발사한 인공의 성「스푸트니크」로 인한 충격은 미국의 전반적인 교육제도를 재검토하게 했고 그 결과의 하나가 유아원·유치원 등 주로 형식적인 유아교육기관에 의한 유아교육의 강화였다.
65년에 시작된 5∼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헤드·스타트·프로그램」(Head Start Program)은 4년 뒤인 69년 그 성과를 검토한 결과 유아의 지능발달·정서안정 등에 크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72년 미연방정부는 가정에서의 부모의 참여를 포함한 0∼만8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유아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정교육의 중요성은 다시 크게 강조되었다.
70년대 후반이후 한국에서도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81년에 들어와 유아교육기관이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자 정원식 교수(서울대 사대학장) 이원령 교수(중앙대) 등은 한국이 미국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기일 때는 물론 학교에 다닐 때도 어린이 교육의 기반은 가정이어야 합니다.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이 보완하면서 어린이들을 능력 있는 존재로 인격적으로 대우하면서 교육해야 합니다』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영아기의 아기도 배운다. 이때 부모의 도움이 제일 필요하고 또 부모의 영향력이 가장 많이 미친다. 생후 2개월 반이 되면 아기에게 빙빙 돌아가는 장난감「모빌」을 보여준다. 아기를 뉘어놓지만 말고 팔다리를 체조시키듯 즐겁게 움직여 주거나 휘파람을 불어주어도 좋다.
생후 10개월이면 물건을 잡고 일어서고 이것저것 열심히 만지고 입에 넣으며 자기 나름대로의 경험을 쌓는다. 이때 엄마는 가능한 한 많은 물건을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배려한다.
만 2세쯤 되어 어린이들이 말할 수 있게되면 무언가 끄적거리기를 시작한다. 연필·「크레파스」로 장판·마루·벽지를 가리지 않고 낙서와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다. 이 끄적거리기는 아기 나름의 표현욕구의 발로다.
어린이들은 제멋대로 그림을 그리면서 자연스레 빨강·노랑·파랑 등 빛깔이름도 배우고 큰 것, 작은 것, 긴 것, 짧은 것 등 크기의 개념도 생긴다.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제대로 펴면서 자란 어린이가 자신감이 있고 솔선 능력도 있다.
숫자를 가르칠 때 엄마는 접시에 3개의 과자를 주면서 3자를 쓴 숫자를 함께 얹어준다. 또 『몇 개인지 세어보렴』하고 어린이를 유도한다. 어린이는 『하나, 둘, 셋』즐겁게 과자를 세면서 숫자개념과 숫자의 모양을 익힌다.
가정교육은 반드시 어머니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아기가 바람직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빠·할머니·할아버지·친척·이웃 모두의 도움이 바람직하다. 엄마 뿐 아니라 여러 사람과 접함으로써 아기들의 생각은 엄마 치마폭 안에서 넓은 세계로 확대된다.
어른들이 의무가 아니라 인간적인 호기심과 애정으로 어린이들을 돌볼 때 참다운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끝><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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