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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걸고 추인 얻었는데 … 난감한 이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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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9일 오후 6시 국회 246호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 이완구 원내대표가 들어서자 박수가 일부 나왔다. 소리는 작았다. 이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의 합의안을 설명한 뒤 “의원님들한테 몽둥이찜질을 받을 것 같은데, 제가 큰절을 할 테니 받아 달라”고 말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의 결단과 결심과 책임과 권한으로 야당과 유가족에게 특별검사추천권을 양보했다”고 밝혔다. 특검 후보 추천위원 중 여당 몫 2인에 대해 야당과 세월호 유족의 사전 동의를 얻도록 한 것을 추천권을 양보한 것으로 표현했다.

 일부 의원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김진태 의원=“야당, 유가족과 ‘협의’라고 하면 몰라도 ‘동의’라고 하면 결재를 받아야 하는 거다. 굴종이다.”

 ▶이 원내대표=“협의든 동의든 합의든 기술적 문제로 접근하지 않았다. 우리는 집권여당이다. 민생경제가 꽉 막혀 있다. 한 차원 더 높이, 큰 틀 속에서 크게 가야 한다. 부작용이 있다면 이완구가 책임지겠다. 직을 걸겠다.”

 의원들 사이에선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는 등의 비판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의총을 비공개로 진행하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 원내대표는 “그럴 필요 없다”며 물리쳤다. 그러곤 “이 자리에서 합의안이 추인되지 않으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김무성 대표가 “불만 가득 섞인 말씀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그럼에도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는 우리가 정국을 풀어가야 한다”고 거들고 나섰다. 결국 합의안을 추인하는 박수가 나왔다. 그러나 의총 후 세월호 유족들이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난감해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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