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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불교의 터전 확립-조계종 총무원장 이성수 스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어두웠던 쟁화의「터널」을 지난 불교 조계종단의 새 종헌에 따른 실질적인 대표권자로 부상한 이성수 조계종 총무원장-.
『우선 종단의 안정화를 총무집행의 최우선 순위로 하고 3개월 안으로 면밀한 연구 검토를 거쳐「종단 운영백서」를 작성. 발표하겠습니다. 불교계 현실이 사회의 지탄을 면치 못할 다소의 문제점을 안고 있긴 했지만 한국 불교의 수행과 교화의 근본적인 뿌리는 건재하고있다고 믿습니다.
원로회의에서의 총무원장 선출 소식을 법수원(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머물다가 전해들은 이 총무원장은 격동기의 종단 대권을 맡게된 소감을 한마디로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종단운영의 당면과제로 정화 당시의 징계 승려 사면, 실천 불교 확립, 승려 교육의 강화 등을 시급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총무원 집행부 구성을 위한 인사는 문중을 초월, 사리판단력과 수행력이 있는 인물을 빨리 발탁하고 신심있는 신도들에게도 참여의 문호를 개방하겠습니다』이 총무원장은 앞으로의 모든 불사는 기복 불교를 지양하는 노력과 함께 사찰치장 같은 외형보다는 수행을 위주로 하는 내실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
조계종의 고질적인 내분은 1962년 비구·대처 분쟁을 마무리 한「불교정화」가 형식에 그친데서 비롯됐다고 분석한 이 총무원장은『승려 각자가 사회에 모범을 보임으로써 실천 불교의 진면목을 보여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종단이 안정되면 조직적인 해외포교를 본격화하고 승려들의 해외연수도 제도화해 볼 계획이라고.
이 총무원장은 1923년 경남 합천 태생으로 범어사에서 윤성휴 화상을 은사로 득도(44년)한 후 총무원 교무부장 및 조계사·범각사·해인사 주지를 지냈으며 78년에도 총무원장을 잠깐 역임했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충남 창곡사 주지직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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