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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 롯데호텔 매각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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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덕연구단지의 유일한 호텔인 대덕 롯데호텔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대덕연구단지를 관리하고 있는 과학기술부가 신축 건물의 재원 마련을 위해 호텔(과학문화센터 포함) 매각을 추진하자 연구단지 입주 기관과 연구원 등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과기부 산하 대덕전문연구단지 관리본부는 17일 “올 연말쯤 호텔에서 1㎞쯤 떨어진 연구단지종합운동장 내 부지에 ‘과학기술창조의 전당’(가칭)을 착공해 2006년초 준공 예정”이라며“그 건립 비용 1백5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롯데호텔을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리본부측은 지난 11일 호텔 부지 1만4천7백55㎡를 대상으로 1차 공개경쟁 입찰(예정가격 2백68억8천만원)을 실시했으나 참가업체 미달로 유찰됨에 따라 오는 24일 재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호텔 부지는 상업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에 편승해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나 업무용 빌딩·대형 할인점 등을 지으려는 부동산컨설팅 업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유성구청과 관리본부는 호텔 맞은 편에 지상 11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로얄 밸리(Royal Valley)의 신축를 허가, 롯데호텔도 매각되면 다른 용도의 대형건물로 신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호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교통난과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연대 서명을 통해 호텔 매각 반대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이상은씨(44·여·유성구 도룡동)는 “연구단지 입주기관이 크게 늘어나 현재도 호텔 앞 도로(왕복 6차선)는 교통난이 심하다”며 “호텔 자리에 대형 건물이 들어서면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국내·외 방문객들의 불편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도 연구단지 종사자들의 복지를 위해 지은 지 10년 밖에 안 된 건물을 판다는 것은 근시안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관리본부측은 ”새로 짓는 건물에는 회의실·벤처창업지원센터·전시실등과 함께 호텔과 비슷한 기능을 갖는 게스트하우스(70실)가 있기 때문에 호텔을 팔더라도 관광객들에게 별 다른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덕 롯데호텔은 객실 69개 외에 8백48석 규모의 과학문화센터(콘서트홀)를 갖추고 있는 특급호텔로 관리본부의 위탁을 받아 서울 롯데호텔이 운영 중이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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