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위니아만도 지분 100%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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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가 범 현대가의 품으로 돌아온다. 1999년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에서 사모펀드인 CVC캐피털파트너스에 매각된 지 15년 만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7일 위니아만도 지분 100%를 보유한 CVC캐피털파트너스와 지분 양수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약 1500억원으로 현대백화점이 지분 100%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OU 체결 뒤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추가 실사를 진행한 후에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할 예정이며 정확한 인수금액도 이때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1~2년 새 패션(한섬), 가구(리바트) 업종 등으로 활발히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유통 이외의 분야로 적극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동양매직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유통 업종을 대신해 위니아만도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백화점이 구축한 유통망을 토대로 시너지를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백화점이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면 보유한 자체 유통채널에서 자사의 패션·가구·가전 사업을 펼치게 된다.

 위니아만도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이번에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 명예회장이 이끄는 현대백화점에 인수되면서 15년 만에 범 현대가로 돌아가게 됐다. 위니아만도는 당초 자동차부품 업체인 만도기계 공조사업부로 출발했다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CVC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뛰어난 공조기술을 바탕으로 1995년 김채냉장고 ‘딤채’를 내놓아 크게 히트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매출 상승률 100%, 영업이익 1000억원에 이를 만큼 성장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엔 정체 상태였다. 지난해 매출 4127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올렸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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