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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덮친 때 이른 한파·강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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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늦가을의 주말을 기습한 때아닌 한파가 엄청난 피해를 몰고 왔다.
입동(입동)을 보름이나 앞두고 강풍·눈발과 함께 군산·옥구·서산·제주 등지에 몰아닥친 이상한파는 해상사고·제방파괴·농경지 침수·가옥파손 등으로 곳곳에 피해를 냈고 김장채소 등 농작물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이번 한파의 피해액은 52억4천8백여만원(중앙재해 대책본부가 집계한 피해액은 33억7천3백90만원).
27일 상오 현재 밝혀진 인명피해만도 6명이 동사, 또는 조난사 했으며 9명이 실종, 83명이 표류중이다.
이밖에 서해안지방에서는 해일등으로▲선박 3백56척이 전파 또는 반파됐고▲농경지 4백9정보가 침수됐으며▲하천제방 6.3km 유실▲항만시설 23개소가 파손됐으며▲가옥 등 건물 1백43채가 부서져 3백27명의 이재민을 냈다. <전국종합>

<인명피해>
25일과 26일 강원도 설악산·한라산·지리산 등 높은 산에 올랐던 등산객들이 조난, 이중 3명이 숨졌다.
▲25일 하오5시쯤 설악산 대청봉(해발1,708m)서북쪽 2백m 지점에서 등산객 신재철씨(25·서울 성북구 안암동 3가 33)가 갑자기 밀어닥친 눈보라 속의 한파로 조난, 현장에서 숨졌다.
설악산에는 이날 하오l시부터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초속 35m의 강한 서풍이 불며 기온이 섭씨 영하 9도6분까지 내려가고 세찬 눈보라가 몰아쳤다.
27일 상오2시 현재 설악산에는 10cm의 강설량을 보인 가운데 강풍이 계속 몰아쳐 구조대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25일 하오3시쯤 한라산 1천3백 고지 윗새오름에서 일행 4O명과 등산길에 나섰던 이영순씨(58·여·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2가 220)가 낙오돼 추위에 얼어 숨졌다.
▲26일 상오8시쯤 전북 남원 감산내 이부거리 지리산 토끼봉에서「캠핑」하던 순천농업전문학교 원예과 1학년 박상채군(19)이 폭설과 추위로 동사했다.
박군은 24일 동료 김재천군(20)등 7명과 지리산 천왕봉까지 올라가 1박한 다음 25일 노고단으로 가던중 강풍과 눈보라로 길을 잃고 토끼봉에서 밤을 새우다 변을 당했다.
나머지 6명은 산장을 찾아 나섰다가 등산객 2명에 의해 구조됐다.
▲26일 상오2시쯤 강원도 평창군 낙평면 백옥포 1리 앞길에서 이옥순씨(61)가 동사한 시체로 발견됐다.
이씨는 이웃마을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다 길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가 영하의 날씨로 변을 당했다.
평창지방의 이날 밤 기온은 영하 1도2분이었다.
▲26일 상오7시쯤 인천시 도화 2동 277 앞길에서 박창신씨(47·인천시 화수동 287·중앙극장매표주임)가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숨져있는 것을 순찰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또 26일 상오 5시30분쯤 인천시 신흥동 3가 산 앞길에서 20세쯤 되는 거지차림의 남자가 엎드려 숨져있는 것을 새벽산책에 나섰던 전순철씨(50·인천시 선화동 14)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농작물피해>
충남군 해안지방에서는 해일이 일어나 6정보의 논에 쌓아둔 17t의 벼가 유실되고 사과·배 등 1천4백98 정보의 과수원에서 2천3백70t의 과일이 낙과했고, 충남 도내에서는 모두 2억7천8백여만원의 농작물 피해를 냈다. 전북 옥만군 흡현면 금광리 신기마을에서도 해일로 26농가의 벼 31t이 유실됐다.
강원도내 산간지방에는 25일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 1도2분까지 내려가 무·배추 등 김장채소가 걸이 어는 등 30%이상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지방에서는 초속 28m의 강풍에 과수 1백여 그루가 뿌리째 뽑히고 사과·배 등 90여t이 떨어져 2천여만원의 피해를 냈다.

<가옥피해>
서해안일대에선 해일이 일어 해안에 인접한 1백26채의 가옥이 파손, 3백27명의 이재민을 냈다.
해일이 일었던 군산·옥구 지방에서는 가옥 10채가 파손되고 13가구가 침수, 1백36명의 이재민을 냈으며 충남 서천 일대에서는 가옥 64동이 파손돼 1백34명의 이재민을 냈다. 이밖에도 전남·경기·제주에서 모두 가옥 29동이 전파 또는 반파돼 57명의 이재민을 냈다.

<선박피해>
▲군산·옥구 지방에서는 25일 하오4∼5시 사이 초속 20∼25m의 폭풍우와 함께 높이 4∼7m의 해일이 일어 선박 83척이 침몰, 전파 또는 반파되고 어구손실 1백10건, 방조제·호안5.2km가 유실되는 등 모두 6억원의 피해를 냈다.
피해선박 83척은△침몰9척△전파12척△반파 62척 등이다. 신안·영광·성호·고흥·완도 지방에서 36척이 전파되고 15척이 반파돼 1억l천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밖에 홍도선착장 20m와 흑산도도로 1백30m가 유실돼 1억4천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충남의 선박피해는 전파 51척, 반파 48척 등으로 피해액은 1억3천1백여만원. 이밖에 항만2개소, 방조제 1백8개소가 파손됐다.

<기타>
26일 새벽 강원도 강원∼양양간 6만6천「볼트」의 고압선이 강풍으로 끊겨 양양·속초·고성 등 영동북부지방이 26일 하룻 동안 정전됐다.
포항∼울릉도간을 운행하는 고속여객선 한일호(8백8t)와 청룡호(3백98t)가 25일 모두 울릉도 도동항에 강풍을 피해 대피중이어서 26일 하오6시 현재 관광객 5백여명이 발이 묶여있다.
또 제주지방에도 여객선이 끊겨 관광객 2천여명의 발이 묶였다.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법주사입구의 정이품송이 26일 새벽0시쯤 초속 20m의 강풍으로 오른쪽 아래 가지3개가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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