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요미우리, 이번엔 한국 언론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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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보수 성향의 일본 산케이(産經)·요미우리(讀賣)신문이 7일 아사히(朝日)신문의 위안부 특집을 다룬 한국의 언론 보도를 비난했다. 산케이는 옹호(擁護), 요미우리는 추수(追隨, 비판 없이 남의 뒤를 따른다는 뜻)란 표현을 써가며 한국 언론이 아사히를 편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신문은 아사히가 위안부와 관련된 과거 기사 일부의 오류를 인정한 데 대해 “결국 위안부 강제 동원은 허구였다”고 주장하고, 한국 언론에도 그 책임을 떠넘겼다. 산케이는 “한국 신문들이 (아사히의) 오보 자체는 문제삼지 않고 해명을 대변했다”고 비판했다. 본지가 6일 “아사히가 과거 일부 기사의 오류에 대해선 솔직히 인정한 게 눈길을 끈다”고 한 부분을 문제 삼으며 “(아사히의) 오보가 일·한 관계와 국제사회의 대 일본관에 끼친 중대한 영향에 대해선 다루지 않았다”고 했다. 아사히가 일부 과거기사의 오류를 인정한 것을 빌미로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뒤바꾸려 하는 듯한 논조다.

 요미우리는 ‘한국 미디어, 아사히 추수’란 제목의 기사에서 근거도 없이 “한국에선 ‘소녀 20만명 강제 연행’ 등 말도 안 되는 오해가 퍼진데 대한 반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 언론이 그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증언은 외면한 채 “조선인 여성을 사냥하다시피 해 강제로 끌고 갔다”는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 주장의 새 증언이 없다며 강제 연행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과거 위안부 관련 망언을 쏟아냈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은 6일 “(아사히의) 죄가 너무 크다”며 “강제 연행 사실이 최소한 한반도에선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6일 밤 BS후지 방송에서 “아사히 기사는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줬다”며 “국회에서 아사히 (위안부)보도를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마이니치(每日)신문은 7일자 사설에서 “‘구(舊) 일본군의 관여’란 말로 정치적으로 매듭지은 고노(河野)담화를 아베 정권이 계승한다고 세계에 약속한 만큼 ‘넓은 의미의 강제성인가’, ‘좁은 의미의 강제성인가’와 같은 국내 논의에 다시 시간을 허비하는 건 국익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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