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성 육군참모총장, 법사위서 왜 고개숙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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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국방위 회의실. 한민구 국방장관과 권오성 육군 참모총장이 28사단 유 일병 사망 사건에 대한 국방위 긴급현안보고에 참석해 있었다. 첫 질의자로 나선 부사관 출신의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권오성 총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무슨 생각으로 여기 나와 있습니까? 옷 벗을 각오 하고 나오셨어요?" "예, 옷 벗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왼쪽사진)

'육군 총장이 사과할 경우 자칫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이유로 국방부 간부들과 육군 참모총장 측 간에 사과를 둘러싸고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소문까지 있었다(본지 4일자 6면 참조). 의원들의 질책에도 권오성 참모총장은 자세를 흩트러 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권 참모총장은 오후에 이어진 법사위에서 고개를 숙였다. 새정치연합의 박지원 의원이 한 장관을 향해 "신상필벌 일벌백계해야 한다. 깃털 연대장 갖고는 안 된다"며 "발본색원을 하려면 사단장 군단장, 참모총장이 책임져야 한다. 국방장관은 이제 취임했고 해결하겠다고 했으므로 참모총장, 군단장, 사단장이 책임을 져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그때까지 꿋꿋한 자세를 유지하던 권 참모총장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오른쪽 사진). 권오성 육군 참모총장은 5일 사의를 표했다.

글,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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