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됐으면 큰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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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육군 본부 계엄 보통 군법 회의 (재판장 문응식)는 30일 상오 10시 욱군 본부 대법정에서 「김대중 등 내란 음모 사건」 12회 공판을 열고 관련 피고인 24명에 대한 보충 신문을 듣고 변호인단으로부터 『피고인과의 접견 시간을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9월2일 공판에서 다시 보충 신문을 듣기로 했다.
29일의 11회 공판에서 이택돈 피고인은 검찰관 신문에 『지난 5월3일 이신범 피고인이 내 집에 찾아와 최근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범국민 기구인 「시국 수습 민주 국민 협의회」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2차대전 후 독일과 일본에서 전범과 그 협력자 22만명을 처벌한 전례에 따라 유신 관련 인사 2만명의 등급을 분류, 사형·종신형·징역·공직사퇴 등으로 청산해야 된다는 방안을 이야기하며 김대중 피고인에게 건의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 피고인은 『김대중 피고인에게 이같은 사실을 건의했느냐』고 검찰관이 묻자 『건의했는지는 확실히 기억에 없지만 그런 내용의 유신 관련 인사 청산 방안은 김대중측 인사들에게 공지의 사실로 돼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이 피고인은 『김대중 피고인이 좌익 활동을 한 사실을 이번 조사 받는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됐다』고 말하고 수사관이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간첩 장응성에 대한 「남로당 당원 증재 교부 신청서」의 공산주의 활동 사항난에 장응성을 교양 시킨 사람중의 한 사람으로 「김대중 동무」라고 기재돼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 피고인은 『이같이 좌익 활동을 한사람이 자칫 집권했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었겠느냐. 북괴 김일성이 「이런 사람이 한국서 집권했다」고 세계에 선전한다면 변명할 길이 없다. 또 이런 사실을 김일성이 암암리에 협박, 이용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 피고인은 또 김대중 피고인을 만나 『국민 여론이 김대중의 사상 문제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데 사실을 알려달라』고 하자, 김대중은 『내가 공산당이라면 박정희씨가 그냥 두었겠느냐』고 반박했으며 해방 직후 목포시 보도연맹에서 활동한 사실을 묻자 『나는 청년 사업가로서 운영위원으로 참여했을 뿐이다』고 말해 그대로 믿었는데 뒤에 김대중이 보도연맹원으로서 운영위원에 선출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중 피고인에 대해 이택돈 피고인은 『김대중이 자신의 이런 과거를 속인 것은 자기는 물론, 당원과 국민을 기만하고 역사를 오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돈 피고인은 또 『한민통의 배동호·곽동의를 주의해야한다는 것은 신민당 정치인이라면 상식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경찰관이 『그렇다면 김대중 피고인도 그런 사실을 알았느냐』고 묻자 『내가 국회의원에 당선돼 71년 이후 한·일 의원 연맹 대표로 매년 일본에 갔는데 공항「로비」에서 주일 대사관 직원이 금기 사항 제1호로 「배동호와 곽동의는 재일 조총련계의 앞잡이니 접촉치 말라」고 알려줬는데 일본에 수없이 다녀온 김대중 피고인이 모른다는 것은 「난센스」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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