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위해 모든 방법 총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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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등 내란음모사건」을 심리중인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재판장 문응식소장)는 20일 상오10시 육군본부 대법정에서 4회 공판을 열고 이문영피고인(53·교수)등에 대한 검찰신문을 들었다.
이피고인은 『유신체제가 장기집권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윤보선·문익환·함세웅 등과 민주주의 국민연합을 결성, 활동하게 되었다』 고 말했다.
또 79년3월 국민연합을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위한 국민연합으로 개편하고 반정부활동을 계속, 저술활동과 강연 등을 통해 학교·종교인등의 반정부 투쟁의식을 고취했다는 공소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이피고인은 「10·26」 사태가 발생하자 국민연합을 중심으로 한 재야세력이 차기정권의 담당자가 돼야한다는 판단아래 김대중이 차기대통령으로 집권하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 투쟁키로 결의했다는 공소사질도 시인했다.
이피고인은 지난6월 김대중 집에서 정책연구실장을 맡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한일은행 신촌지점에 5백만 원이 예금된 「온·라인」 예금통장과 자신의 이름으로 된 도장을 받아 보관해 왔다고 진술했다.
이날 이피고인은 검찰의 직접신문에 장황한 답변을 하다가 재판부로부터 여러 차례 『간략하게 요점만 답변하는 것이 사리판단에 도움이 된다』는 주의를 받기도 했다.
19일 열린 3차 공판에서 2시간45분 동안 검찰신문에 응한 김대중 피고인은 ▲지난 4월18일 동국대에서「4·19혁명과 민족통일」이라는 강연을 하면서 예춘호 이용희 이필춘 등 국회의원을 동원하는 한편 선전전단 l만장을 대학가 등에 뿌렸고, 옥외확성기를 가설해 연설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김피고는 ▲4월29일 충남 덕산에서 있은 윤봉길 의사 추모 제에서 민주화촉진 국민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고 5월l일 자택에서 한국민주제도연구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신문을 받은 문익환 피고인 (62·목사) 은 ▲지난3월20일 고은태 피고인의 집에서 예춘호·주동제 등과 만나 김재규의 구명운동을 하자고 제의, 대법원판사 등에게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이 있고 ▲4월29일 이신범 피고인에게『우선학교가 빨리 대규모 시위에 들어가야만 계엄이 해제되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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