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가나 · 인도네시아에 정비학교 세워 '물고기 잡는법' 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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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는 3월 서울 코엑스에서 협력업체 채용박람회를 했다. 올해로 세번째인 이 박람회는 현대·기아차가 비용을 부담해 협력업체가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사다. [사진 현대·기아차]

“경제적 성과를 기반으로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 이를 고객과 함께 나누면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지난 3월 현대자동차그룹이 발간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정몽구 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현대차는 공유가치 창출을 위해 해외에서 현대·코이카 드림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센터는 저개발국에서 정비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2012년 가나 코포리두아에 1호 드림센터가 문을 연 이후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2호 센터가 생겼다. 올해 4월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호 센터 착공식을 했다. 3호 센터는 내년 상반기 개소한다.

가나 드림센터는 가나 정부의 인가를 받은 정식 공업고등학교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매년 100명씩 정비 기술자가 배출되고, 이들 중 우수 인력은 현지 현대차의 정비사로 채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교사 양성, 교육생 학비, 기숙사, 교재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 기술 외에도 기초과학·영어 등 소양 과목도 가르친다.

이같은 드림센터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곳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현대차에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Win-Win) 센터’이기도 하다. 센터가 들어선 지역은 모두 성장 잠재력은 있지만 정비 인력이 크게 부족한 곳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센터는 지역 사회의 빈곤 문제를 해소해 중장기적으로 현대차의 기업 이미지를 높일 것”이라며 “우수 자동차 기술 인력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으면 앞으로 현대차의 현지 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현대·기아차 부품 협력사를 위한 채용박람회를 2012년부터 매년 해오고 있다. 올해는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현대·기아차의 인지도를 활용해 인재난을 겪고 있는 협력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협력사에 우수 인재가 들어오면 부품 경쟁력이 높아지고 결국은 현대·기아차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행사 개최 비용은 물론 기획에서부터 운영·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책임진다. 지난해 참가한 업체들은 박람회를 토대로 연간 총 1만7000여 명을 채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통한 공유가치 창출의 전형이 협력사 채용 박람회”라고 소개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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