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소년체전 위해|발벗고 나선 "고사리손 경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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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고 없는 소년체전·질서만점 소년체전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맡겨주셔요.』
「호루룩-」거리의 소음을 가르는 호루루기 소리와 함게 춘천시에 새로운 명물, 자랑거리가 생겼다.
이름하여 「어린이 경찰대一.10일부터 13일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재9회 소년체전을 앞두고 시내국민학생들로 조직된 깜찍스런 교통정리반이다.
경찰「마크」가 선명한 흰색 「헬멧」, 하늘색 반팔 상의에 감색「스타팅」과 반바지「여순경님」의 「캡」에 이르기까지 갈데 없는 교통경찰 모습이다. 대장은 경사, 분대장은 경장, 평대권은 순경-제복에 붙여진 계급장은 오가는 시민들의 미소어린 눈길을 끌고있다.
어린이 교통경찰대가 조직된 것은 지난 4월. 곧 열릴 소년체전의 질서유지를 어린이자신이 맡음으로써 타 시·도의 선수단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대원은 중앙국교등 시내 7개 국교에서 뽑은 남녀어린이 80명. 모두 신장 1백40∼50cm의 모범어린이들이다.
대원들은 1주일간 춘천경찰서 교통반의 특별지도로 기민한 수신호동작과 간단한 교통법규까지 익힌 후 5월 들어서는 학교앞 횡단로에 서서 요란한 「호루루기」소리와 함께 「실력연마」를 하고있다.
5월8일에는 강원도청앞 광장에서 김성배 지사·남규욱 교육감·유내형 경찰국장·학부모들이 참관하는 가운데 대장 김진왕군(중앙국교6년)의 우렁찬 구령과 호각에 맞춰 교통정리시범을 보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 시범을 본 시민들은 『뜻밖의 든든한 교통경찰이 탄생해 체전기간동안 마음 든든하다』는 애교있는 칭찬을 했다.
체전기간동안 이들 어린이들은 현직경찰관들과 똑같이 배치될 계획이다.
주요배치장소는 전야제장·개회식·환영식장주변과 종합운동장·7개 보조경기장 일대.
타시·도에서 온 친구들에게 어두운 밤길을 안내하고 숙소와 경기장 위치를 알려주며 복잡한 거리질서와 차량소통을 돕게된다.
대장 김군은 『우리들의 큰 잔치인데 최선을 다해 끝까지 맡은 임무를 다하겠다』며 어른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주기만 하면 더욱 신이 날 것이라고 했다.
경장계급장을 단 분대장 정창호 어린이(12·춘천국교6년)등은 복장이 돋보이는데다 친절하기 때문에 어린이 경찰대를 찾는 외지손님이 많을 것이라며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학교앞 거리곳곳에서 교통정리에 나선 「고사리경관」들은 재치와 애교솜씨를 발휘, 시민과 운전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들 교통대들은 소년체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학교앞 횡단로와 교통질서를 맡을 예정이다.

<춘천=이희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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