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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출마한 앤더슨은 어떤 인물인가|종교적인 보수주의자 정치적으론 진보성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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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신 구세주이시며 만유의 지배자이신「예수·그리스도」의 권세와 율법을 마음속 깊이 인정한다.」 오는11월 미대통령 선거전에서 무소속으로 뛰겠다고 선언, 최근 여론조사에서「카터」와「리건」과 백중지세를 보이고 있는「존·앤더슨」이 지난61년 처음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되자 내놓은 헌법수정안 내용이다. 소위「기독교조항」이라고 불린「앤더슨」의 헌법수정안은 그 뒤 20년이 지나도록 표결에조차 붙여지지 못했다. 그러나 당선가능성이거의 없는 모험에 도전하는「앤더슨」을 이해하려면 그의 복음주의적인 종교관을 간과할 수 없다.
올해 58세인「앤더슨」은「일리노이」주의「로클랜드」에서 태어나「일리노이」대와「하버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38세 때인 61년에 공화당후보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그는 계속 10선한 중진.「앤더슨」자신이 고백했듯이 그는 정직한 정치생활을 해왔으며 옳다고 믿는 바를 밀고 나가는 고집도 갖고있다.
「앤더슨」은 종교적 보수주의자였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완강한 보수주의를 대변했다.
그는 미국의 대위원조정책을 반대했고 연방정부의 교육시설 지원, 주택도사개발성의 창설, 빈곤구제계획, 의료지원 같은 사회복지정책에도 반대했었다. 물론「케네디」의「뉴프런티어」정책에도 앞장서서 반대했다.
「앤더슨」의 이런 입장은68년「마틴·루더·킹」이 목사의 암살과 인종분규가 전국적으로 확대된 격동기에 크게 선회했다.
그는 대부분의 공화당의원들이 반대했던 흑인에 대한 주택매매와 임대에 있어서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에 홀로 찬성했다.
하나님은 인종과 피부색깔에 관계없이 구원의「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한「앤더슨」은 자기의 오랜 종교적·정치적 편견은 기꺼이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이 사건이 오늘「앤더슨」으로 하여금 무소속후보로 뛰게 한 하나의 근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보다 충실한 공화당원이었던「앤더슨」은 이런 변신을「지적 성숙」이라고 주장, 당내 소수파로 전락한다.「워터게이트」사건이 터졌을 때 공화당소속으로「닉슨」의 탄핵을 맨 먼저 주장한 것은 그였다.
「앤더슨」은 국방예산의 삭감을 주장하고 소비자보호기관의 설치, 사회복지제도의 개선, 환경보호입법을 찬성하는 등 국민의 편에 서길 원했다.
그는 또 낙태제한입법과 공립학교에서의 의무적인 기도를 반대해 배교자란 말까지 들었다.
기독교 정치행동 조직인『크리스천·보이스』란 단체가 79년에 낙태문제, 학교내 기도,「섹스」교육문제 등 14가지항목의 도덕을 기준으로 모든 의원들의 도덕관을 조사했을 때 「앤더슨」은 0점을 받은 유일한 의원이었다.
그러나「앤더슨」은『나는 기본적으로 종교적 보수주의자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적 보수주의가 곧 정치적 보수주의와 동일할 수는 없다』라고 자산의 진보적인 입장을 옹호했다.
「앤더슨」의 정치적 장래는 첩첩산중이다. 미국의 양당정치전통은「앤더슨」같은 제3당 후보가 설망을 대놓지 않는다.
「앤더슨」은전「유엔」대사「헨리·캐보트·로지」의 아들「조지·캐보트·로지」교수(「하버드」대)나 CBS방송의「앵커맨」「월터·크론카이트」를 부통령「러닝·메이트」로 점찍고 있으나 우선 무소속으로 필요한 대의원표 2백70표를 얻어야한다.
그는 이미 6개 주에서 후보등록 마감일자를 넘겨 78표를 잃고 시작해야 한다.
미국의 각주는 제3당 후보의 등록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제한조치를 취하고있다.
또 선거자금도 문제다. 연방정부는 양당후보에게 전당대회이후에 각각 2천9백만「달러」씩 지원해 주지만 제3당 후보에겐 혜택이 없다.
일부에선 정직하다는「이미지」밖엔 없는「앤더슨」이 노리는 것은「일리노이」주의 상원의원 자리라고 말한다.
그러나「앤더슨」의 출마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이탈표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그 때문에 대통령선출제도를 재검토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대통령선거 사상 제3당 출마자는 줄잡아 1백명이 넘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사람도 대통령에 당선된 예가 없다.
1968년 공화당의「닉슨」과 민주당의「험프리」싸움에 미국 독립당 후보로 나섰던「조지·윌리스」와 76년의「유진·매카디」도 참패했다. 【뉴욕=김재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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