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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은 흡사 격전 뒤의 폐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학생들의 가두시위가 3일째 계속된 15일 자정이 넘도록 학생들의 자제를 바라는 「시민들의 전화」가 본사에 끊이지 않았고 어떤 시민은 『신문에서 학생들의 자제를 당부하는 기사를 적극적으로 대서특필하라』고도 했다.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는가』『장사가 안돼 살길이 걱정이다』는 등의 호소였다.
○…15일 하오7시쯤 두살난 딸이 갑자기 전신경련을 일으켜 급히 「콜·택시」를 불러타고 고려병원으로 가던 주부 허윤정씨(29·서울후암동)는 『서울역 앞에서 시위대열에 막혀 30여분동안 발을 동동 구르다 울어버렸다』면서 삼각지를 돌아 1시간만에 겨우 병원에 도착했다며 학생들의 자제를 호소했다.
○…학생 시위 대열과 경찰이 충돌한 현장은 격전 끝의 폐허를 방불케 했다. 남대문과 시청앞·서소문·시청앞·화신앞·안국동·서울고 앞등의 대로엔 벽돌조각·깨진 보도「블록」·「콜라」병·쓰레기 등이 어지러이 널려있었고, 서울고 앞길에는 인도에 실치돼 있던 대형「시멘트」화분대가 길 한복판까지 나와 곳곳에 흩어져있어 이날 밤늦게까지 차량들은 「지그잭」으로 운행했으며, 안국동 일대에는 우체통과 공중전학「박스」가 길 한복판에 나뒹굴고 있었다.
○…서울역 측은 대학생들이 광장에 집결하기 시작하자 15일 하오5시 이후 도착하는 새마을열차를 비롯한 여객열차를 용산 역에서 멈추게 해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광화문·남대문 일대 음식점·주점과 노점상등 영세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울강남지역 상가는 평온한 가운데 밤늦게까지 영업했다. 한「택시」운전사는 15일 하루 수입이 1만여원으로 절반이나 줄었다며 한탄하기도.
○…15일 하오6시쯤 신세계백화점 뒤에서 서울역 쪽으로 퇴진하던 학생들 틈에서 30대 청년1명이 『학생은 학원으로』『「데모」는 싫다』는「피킷」을 들고 학생시위를 반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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