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63) 손근찬(국립의료원·소아과)①|백일해 환자는 반드시 결핵검사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보사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요즘 백일해유행주의보를 내리고 백일해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있다.
이 병은「백일기침」이 또는「당나귀 기침」이라고도 불리는 백일해균에 의해서 오는 급성호흡기 전염병이다.
백일해는 모체로부터 받은 면역체(수동면역)가 없으므로 누구나 생후 언제라도 감염될 수 있으며 특히 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심하게 온다.
근래 백일해에 대한 예방추사(DPT)의 보급으로 이 병이 아주 감소됐으나 최근 예방접종의 부작용 등으로 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발병율이 다시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백일해는 환자와 접촉 후 대략 7∼14일(평균10일)의 잠복기를 거치며 처음에는 감기처럼 시작되어 콧물이 나오고 미열과 함께 기침을 하게되며, 발병 약 2주일 후부터는 기침이 더욱 심해지면서 경련성인 발작성기침을 하게된다. 이 때에는 기침이 낮보다 밤에 더욱 심하고 한번 기침을 시작하면 연속적으로, 그리고 발작적으로 반복된다. 또 기침 중에 얼굴이 시뻘겋게 되고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다가 기침 끝에 토하거나 진한 가래를 뱉어낸다.
어린아이들에서는 기침을 하다가 숨을 못 쉬고 파랗게 질리기도 한다. 흔히 코피를 흘리며 눈두덩이 붓고, 결막에 출혈이 생기는 것도 이병의 특징이며 환자는 식욕을 잃고 기침 후에는 지쳐버린다.
이 같은 증상이 3∼6주간 지나면 회복기로 접어들면서 기침횟수, 또 정도가 점차로 감소된다. 증상이 가벼울 때는 1∼2주일에 낫지만 나이 어린아이들에게서 보는 것처럼 8주일이 지나 낫는 수도 있다. 흔히 백일기침은 백일이 지나야 낫는다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한편 합병증으로는 2차 세균 침입에 의한 기관지염·폐렴·기관지확장증·중이염 등이 생길 수 있고, 때로는 잠복되어 있는 결핵을 악화시키므로 백일해 환자는 반드시 결핵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드물게는 백일해균이 뇌염을 일으켜서 목숨을 잃거나 곤경학적인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치료에는 여러 가지 항생제가 사용되나 가정에서의 부모의 간호도 중요하다. 백일해를 앓는 동안 충분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고, 기침발작을 줄이기 위해 작은 자극이라도 피해야한다. 운동이나 연기, 특히 담배연기 등은 좋지 않으며 방안의 습도를 높이고 환경온도의 급격한 변화도 좋지 않다.
기침을 하다가 자주 토하는 경우는 식사를 여러 번에 나누어주고, 식후 바로 토하면 다시 먹인다. 젖먹이의 경우는 증상이 심하므로 입원시켜 치료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백일해 예방추사인 DPT「백신」은 극히 드물지만 사망을 초래하는 급성뇌증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백일해 자체로도 0.8%에서 뇌염과 같은 신경합병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생후2개월부터 적극적인 DPT접종을 받도록 권하고싶다. 또 접종 후유증에 대해 다른 나라와 같이 국가보상제도를 실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