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철저봉쇄 아쉬운|공해덩어리 수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국내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각종 폐기물이 늘어나면서 산업폐기물이 새로운 공해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환경보전법의 제정등 정부나 국민이 다함께 폐기물공해방지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 역행해 오히려 외국에서 공해덩어리인 산업폐기물을 옷돈을 받고 일반 상품으로 위장 수입, 국내에서 처리해 또 한차례 산업폐기물소동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에서 발생해 세계적인 충격을 불러일으킨 「미나마따」병이나 「이따이이따이」병등을 예로 들지않더라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산업폐기물 공해는 엄청나다. 산업쓰레기 수입사건을 계기로 이의 수입경위와 국내의 산업폐기물 배출상황등을 알아본다.
◇황화비소수입사건(제2차수입)
○…맹독성산업쓰레기 수입사건은 한마디로 선진공업국의 사양산업이 선진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옮겨가는 가장 뚜렷한 「케이스」다.
대지산업 대표 김두종씨(60)는 78년5월초 일본으로 건너가 「오끼따니」전업의 동광석제련공장에서 배출되는 산업쓰레기인 황화비소를 수입하고 김씨가 경영하는 충북제천 보원광업공장에서 이를 원료로 아비산(아비산)을 생산, 다시 「오끼따니」흥업으로 수출키로 합의하고 그해 5월28일부터 지금까지 6회에 걸쳐 1천3백27t(5천3백8 「드럼」·싯가 9만7천「달러」)을 수입한 것이다.
이 황화비소(일본서는 유화 「슬라임」이라고도함) 는 구리를 제련하는 과정에서 굴뚝에 설치된 집진시설에서 채취되는 것으로 유황과 비소등 치명적인 성분을 갖는등 공해요인이 커 일본에서는 75년이후 재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서는 75년이전에는 아비산생산공장이 여러군데 있어 황화비소를 재사용해왔으나 75년이후 공해요인이 크고 가득율이 낮다는 이유로 강력히 규제하자 일본동제련공장에서는 한국의농약등 원로제조업자에게 이를 팔아 산업폐기물로 처리하고 외화를 버는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린것이다.
국내업자는 이황화비소 4∼5t 가운데 농약·유리·염색공장등에서 필요한 아비산 1t을 생산해내면 t당 순수익이 16만여원이나 된다는 점에만 눈독을 들여 산업폐기물을 들여온것이다.
국내에는 보원광업외에 경남울산과 강원도에 각 1개소등 아비산생산공장이 3개소인것으로 밝혀졌다.
세관관계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75년도 이후 일본에서의 강력한 규제로 주로 중공에서 아비산을 생산해왔는데 최근 대지진으로 생산이 여의치 못해 어느나라든 아비산을 생산하면 돈을 벌수 있다는 것이다.
더우기 우리나라는 법의맹점으로 이같은 맹독성품목을 수입허가 품목으로 지정하고 있어 세관도 수입허가품목이라고 마구 통관시켜주고 있다.
◇1차산업공해물질수입
○…지난77년 3월2일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한 공해수입사건도 일본에서부터 말썽이나 비롯됐다.
일본의회에서 산업폐기물을 한국에 수출했다는 사실이 거론돼 국내에서도 진상조사에 나섰고 10일만에「더」K양행대표 이준남씨(55·서울중구인현동92의30)등 수입업자 9명과 인천세관직원 1명등 10명을 구속하고 산자개발대표 김당우씨등 3명을 수배했다.
이들은 74년12월부터 77년2월까지 일본에서 산업폐기물 4천9백50t을 수입허용품목인 복합 「페인트」(컴포즈드·폐인팀·퍼·페인트)라고 속여 부산과 인천항으로 수입했다.
이 가운데 1천6백71t을 통관해 부산사상공단등 타소에 장치해둔채 점제해 재생유를 생산한다면서 심한 악취와 그을음을 발산, 이웃주민과 업체를 괴롭혀 왔고 나머지는 부산영도 남 참고등에 방치해 둔채 도망쳐 버렸다.
이들은 모두 일본 대판에 있는 청소업체인 「기다」상사등으로부터 거액의 처리비를 받고 국내에 반입, 방치해둔것으로 나타났으나 금전수수관계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당시 보사부와 상공부등은 이들 공해 물질을 3억원의 예산으로 소각했다.
처음 울산에 있는 「에탄올」공장에서 소각할 계획이었으나 새로운 공해시비와 수송문제로 부산영도에 있는 대한정유에서 2년에 걸쳐 소각했다.
대한 정유에서도 주민에대한 공해로 집단항의를 받기도 했으며 끝내는 「콘크리트·블록」을 만들어 매립지에 묻는 방법을 선택하는등 무분별한 업자들의 악덕행위로 심한 고충을 겪었다.
당시 상공부는 공업폐기물의 수입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으나 어느새 이 방침이 흐지부지돼 3년만에 또다시 산업공해 수입이 재연됐다.
◇우리나라의 배출 실태
○…우리나라도 공업의 발전과 더불어 산업시설이 늘어나면서 매연·분진·폐수·폐기물등으로 인한 공해물질배출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1981년의 산업체 용수 수요량은 하루 5백40만t으로 추산되며 이에따라 오염원물질(BOD) 배출도 8천t에 가까와 66년에 비해 용수의 경우 5.3배, 오염원물질배출량은 5.5배의 증가가 예상된다.
이밖에 화학비료와 농약중성세제를 포함한 도시하수의 배출로 전국의 하천이 서서히 오염되고 심지어는 바다에서까지 수은과 「카드뮴」등 중금속이 검출되는등 이미 우려할 시기를 넘어서고 있다.
고무산업의 경우 전체폐기물 가운데 9%가량이 문제없이 소각될 뿐이며 75%가 소각과정에서 매연과 악취등이 발생하고 16%가 액체이거나 불에 타지 않아 처리가 막연해 쓰레기 처리장에 버리는 일이 많다.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공해물질의 수입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은 물론 세관의 화물검사를 통해 철저한 감시를 펴는 한편 국내 폐기물의 완전처리가 가능한 소각시절 설치등이 시급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