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시신 확인-발견 현장] 18일 만에 시신 80% 백골화 … 술 안먹는데 주변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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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의 시신은 얼굴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80%의 백골화(白骨化)가 진행된 상태였다. 사망 시점이나 사인조차 밝혀내기 쉽지 않을 정도였다. 시신 발견 다음날인 13일 유 회장 시신을 1차 부검한 순천 성가롤로병원 이영직 부검의는 “부검 당시 구더기나 미생물에 훼손돼 장기가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시신이 심하게 부패돼 있었다”며 “당시 상태로는 자살이나 타살 여부를 밝히기 어려워 대퇴부 뼈 DNA 감정을 의뢰했다”고 했다. 박성환 고려대 법의학연구소 교수는 “유 회장의 도주 경로나 정황을 통해 사망 시점을 추측할 순 있겠지만 시신의 부패 상태로는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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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회장이 마지막으로 검경의 수사망에 잡힌 게 5월 25일이다. 이날 검경은 유 회장이 송치재휴게소 부근 별장에 숨어 지낸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현장을 급습했다. 하지만 구원파 신도들은 유 회장이 이날 검경의 추적을 따돌리고 별장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5월 25일부터 시신이 발견된 6월 12일 사이에 유 회장이 숨졌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유 회장이 이 사이에 숨졌을 경우 18일 만에 시신이 이토록 심하게 부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날씨나 환경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고온다습한 5월 말~6월 초 날씨와 시신이 발견된 곳이 야생동물이 많은 산속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며 “한 달 안에 완전 백골이 된 경우도 봤다”고 설명했다.

 유 회장의 행방이 묘연했던 기간 순천 지역 날씨는 실제로 덥고 습했다. 평균 기온이 20.2도였다. 특히 5월 29~31일 사흘간은 최고 기온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비가 온 날은 7일(5월 25~26일, 6월 2~4일, 11~12일)이었다. 6월 3일 일일 강수량은 44㎜로 올 들어 이날까지 내린 비론 가장 많았다. 시신을 발견해 신고한 주민 박모(77)씨는 “시신을 발견했을 때도 비가 내리고 있었고 연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던 때였다”고 말했다.

 경찰이 유 회장 시신을 확인하는 데만 40일이 걸렸다. DNA 분석 결과 유 회장 친형과도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게 21일 오후였다. 세 차례 손가락 지문 확인 작업 끝에 22일 오전 1시20분쯤 오른쪽 검지 지문을 확인했다. 심하게 부패한 유 회장의 시신에서 지문이 남아 있을 수 있던 이유는 뭘까. 고려대 박성환 교수는 “시신이 썩더라도 손가락은 가장 먼저 마르면서 ‘미라화’가 될 수 있다”며 “손가락이 쪼그라들어 지문을 바로 확인할 순 없어도 물에 불리면 가능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시신 확인이 더 빠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전문가는 “뼈를 이용한 DNA 분석은 칼슘을 빼내는 과정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래 걸리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늦어도 4주 안에는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시신을 유 회장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분석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DNA와 지문 확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시신 바꿔치기’ 가능성을 제기한다. 익명의 제보자는 “구원파 내에서 200억원 모금운동을 하고 있는데 우두머리 지시 없인 힘들다”며 “유병언 친족이 많아 1~2년 내에 숨진 사람 시체를 갖다놓고 위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경진 연세대 법의학과 교수는 “DNA를 대조해서 형제 관계가 확인됐고 지문까지 나왔다면 유 회장으로 특정하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장주영·강기헌 기자, 순천=최경호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4월 16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합니다.

유 전 회장이 달력을 500만원에 관장용 세척기는 10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에는 비밀지하 통로나 땅굴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무관함은 지난 세 차례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졌으며 이는 지난 5월 21일 검찰이 공문을 통해 확인해 준 바 있으며, 유 전 회장이 해외밀항이나 프랑스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해당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하거나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실소유주나 회장이라 할 근거가 없으며, 유 전 회장은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창립에 참여한 사실이 없고 해당교단에 목사라는 직책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2400억의 상당부분은 해당 교단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에는 해당 교단을 통하지 않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거나 구원받은 후에는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교리는 없으며, '세모'는 삼각형을 '아해'는 '어린아이'를 뜻하며, 옥청영농조합이나 보현산영농조합 등은 해당 영농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소유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 내에는 추적팀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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