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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한국땅, 위안부는 일본 잘못" SNS에 글 올린 일본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일본 히로시마에 사는 주부 기타무라 메구미(42)는 내일 독도로 향한다. 경북도 출연기관인 독도재단의 초청을 받았다. 재단 측은 “날씨가 좋지 않거나, 반한 단체 등의 거센 반발이 있을 경우엔 안전을 위해 배 위에서만 독도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독도재단이 그에게 독도를 보여주겠다고 제안한 건 그가 지난 2월부터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글의 내용은 “독도는 한국땅입니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잘못입니다”였다.

 기타무라가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독도 영유권 문제가 일본에서 불거지면서부터다.

 “이상하게도 (일본) 정부는 무조건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어요. 이웃들에게 물어봐도 독도가 어디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데 말이죠.”

진실이 궁금했던 그는 인터넷을 뒤졌다. 일본 독도 사이트와 한국 독도 관련 사이트의 주장을 서로 비교했다. 일본 외무성과 시네마현연구회 사이트에 있는 독도 관련 고지도·문헌의 내용이 한국 관련 사이트의 그 내용에 비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건 아니다 싶었죠. 일본 정부가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근거가 없었어요.”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확신을 가진 그는 십자수로 동전지갑까지 만들었다. ‘I Love Dokdo’라는 글과 한국 지도를 자수로 써넣었다. 항상 들고 다니며 주변에 보여주고,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독도 문제를 살펴보다가 3·1절을 알게 됐다. 위안부 문제도 자연스럽게 접했다. “원폭 피해지역인 히로시마에 살면서 평화교육을 받아왔죠. 위안부 문제는 제 근처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더 관심이 갔어요. 일본은 진실을 인정하고 위안부 할머니들께 공식 사죄해야 합니다.”

 지난 17일 한국에 온 그는 서울 동대문에 있는 독도수호대 회원들도 만나고 신촌에서 진행 중인 일본군 위안부 서명활동에도 참여했다. 독도 방문 외의 일정에 대한 비용은 자비로 충당했다. “독도와 위안부에 대해 미리 좀 더 공부하려고 공식 일정보다 일찍 들어왔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니 더욱 제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달부터 그는 지인과 함께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주제는 ‘독도 사랑’이다. “제가 가진 확신, 독도의 아름다움을 영화에 담아서 일본인들에게 보여줄 겁니다. 독도의 존재를 일본에 알리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을 잇는 공식적인 교류 단체를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인터넷을 통해 항상 대화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할머니들이 꼭 알았으면 해요. 일본에는 저처럼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요.”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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