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거부〃 미국도 고민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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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워싱턴=김건진특파원】「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군을 20일까지 철수시키는 「카터」대통령의 요구가 묵살됨으로써「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코트」하겠다는 미국정부의 방침은 그대로 굳어졌다. 20일 백악관측과 「유럽」을 여행중인「밴스」국무장관, 「호딩·카터」대변인등은 거의 동시에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팀」의「모스크바」행은 이제 없을것』이라고 확인했다.
백악관측은 현재까지 미국측 입장을 공식으로지지한 국가가 25개국, 비공식으로 「보이코트」 의사를 비치는 국가가 25개국정도로 추산하고있다.
이들 50여개국이 모두 거부한다면 국제「올림핀」의원회(IOC) 가맹국의 3분의1이 동조하는 셈이된다.
그러나 「카터」는 앞으로 미국측 제의를 만장일치로 거부한 IOC의 분위기를 어떻계 소화시킬수 있느냐하는 큰 외교적 부담을 떠맡게 됐다.
국내적으로 「카터」의 제의를 마지못해 따라간 미국「올림픽」위원회나, 지난 4년간 훈련을 쌓아온 선수들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 하는것도 적지않은 문제점이다.
「카터」행정부는 이러한 「딜레머」를 해결하기위해 「모스크바·올림픽」의 취소나 연기 또는 개최지의 변경등 제3의 방안을 시도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나 이러한 대안들은 시기적으로 거의 불가능 하다는게 중론이다.
「올림픽」신청마감인 5월까지는 아직 3개월정도의 시간이 있으므로 미·소간에 서로 체면을 세우는 선에서 극적인 타결을 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소 양국이 강대국 눈치를 보는 군소국가를 상대로 맹렬한 막후 외교전을 전개할공산이크다.
그렇게 될 경우 가장 비정치적이어야 할 「올림픽」이 강대국간의 정치적 대결「무드」에 휘말리게 되는 결과가된다.
선거를 앞둔 「카터」에게는 적지않은 부담이며「모스크바·올림픽」은 개최여부에 상관없이 상처투성이의 대회가 될 것이다.
한편 박종규대한체육회장이 19일 IOC의 결경을 따르겠다』고 한국「올림픽」위원회의 기본입장을 천명했으나 『실제「모스크바」대회에의 참가여부는 정부가 결정지을것』이라고 설명, 앞으로 한국정부의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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