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 모습바꾼 대역사…석유화학자립의 기틀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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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 석유화학공업의 기초가 튼튼히 다져지고있다.
울산제l석유화학단지에 이어 여천제2석유화학단지내「나프타」분해공장과 9개계열공장이작년하반기에 완공되어 오는29일 합동준공식을 가짐으로써 초기단계에 머무르던 국내석유화학공업도 약진을 눈앞에 바라보게 되었고 주요석유화학제품의 자급율이 작년의 55%에서 올해에는 65%로 높아진다.
석유화학원료의 높은 수입의존도 때문에 원유사정에 따라 원료의 수입가격이 치솟곳 수입 상대국의 농간으로 설움받던 국내관련업계는 제2석유화학단지의 가동으로 다소나마 어깨를 펴게되었다.

<85만평에 각종 공장>
계획중인 제3, 4단지까지 건설되면 국내석유화학 건설계획은 모두 끝나게되고 석유화학 원료는 안정공급이 가능해진다.
울산석유화학「콤갈렉스」의 13개공장이 지난68년 합동기공식을 거행해 완공되자 국내석유화학원료의 공급능력은「에틸렌」기준 연간l5만t정도였으나 여천제2단지의 가동으로 50만t으로 늘어났다.
여천단지 조성은 대역사였다. 지난76년 합동기공된 호남「에틸렌」·호남석유화학·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컬」·한국합성 고무등 5개회사의 연산35만t(「에틸렌」기준)규모의 「나프타」분해공장과 9개계열공장은 전남광양계 내륙쪽 한모퉁이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았다.
전에는 농토와 야산이었으나 바다를 매립한 땅을 포함해 85만평의 공장부지에 들어선 최신공장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공장과 공단기반시설 건설에 5천1백80억원(미화10억2천만「달러」)을 들인 여천단지의 가동으로 한국의 석유화학공업은 세계24위에서 14위로 발돋움하게 되었으며 연간 약9억7천4백만「달러」의 윤입대체효과를 가져올수 있게됐다.
석유화학공업이 개화된지는 50년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의식주와 뗄수 없는 장치산업.
석유·천연「가스」·정제폐「가스」를 화학적으로 처리하거나 분해하여 저급탄화수소류를 제조하는 화학공업이지만 공정으로보면 정유공장에서 석유를처리,「나프타」와 등·경유를 분리시키고 다시「나프타」를 분해, 합성수지·합성섬유·합성고무·합성세제등의 원료를 만들어 온상의「비닐」·비료·화섬과「나일론·스웨터」·건재등을 생산한다.

<공산품 수출비중 20%>
석유화학제품의 계속적인 수요증가에 따라 지난72년 울산석유화학「콤플렉스」가동으로 성장체제를 갖춘 국내석유화학공업은 지난74년부터 78년까지 5년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22·4%에 달할만큼 급신장, 현재 30개가 넘는「나프타」분해공장및 계열공장이 30여종의 각종석유화학제품을 생산, 총수출에 점하는 관련공산품수출비중이 20%에 달하고 있다. 석유로 따지면 도입량의 7%가 석유화학원료로 가공되는것이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장치산업이자 돈많이 드는 석유화학공업의 국내유치는 무리를하면서 강행할수밖에 없었다는것이 상공부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요면에서 볼때 제1차 경제개발계획을 착수한 62년 석유화학제품 수요가「에틸렌」기준 4천t에 불과하던것이 l967년에는 2만4천t, 1972년에는 l2만1천t, 1976년에는 22만6천t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공급면에서 70년이전까지는 PVC등 몇개품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운 수입에 의존할수밖에 없었고 울산석유화학 가동과 기존시설의 증설·신규공장 건설로 자급율이 50%대에 육박했으나 선진공업국에 비하면 시발단계에 불과했다.

<기술 축적에 역점둬야>
울산의 공장건설때만해도 선진기술진에 공장건설을「턴·키·베이스」(일괄수주방식)로 맡기고 완공후 공장의 열쇠만을 받는식이었고 1개공장건설에 수억「달러」씩 자금이 소요되는 투자재원은 내자와 외자 비율이 30대70으로 거의 공장건설 자금은 타인의존이었다. 이때문에 원리금상환에다가 장치산업의 특성인「스케일·메리트」도 못살려 대외경쟁력이 취약할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현재도 기술면에서 공강건설에는 외국전문기술진의 기술감리에 매달리고 국산화율 제고에따라 내외자투자비율이 55대45로 내자비중이 높아졌으나 신공장건설은 외국회사와의 합작형태가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다.
정부는 계획중인 제3석유화학「콤플렉스」가 중단되면 오는 84년에는 석유화학원료의 자급률이 현수준 65%에서 다시 45%로 떨어져 원료의 절대량을 해외에 의존해야 되기때문에 「제3석유단지」의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고 보고있으나 내외자합쳐 1l억「달러」의 재원조달이 문제로 되어있다.
지난 74년에는 석유파동에 따른 경기침체로 석유화학관련 공장 가동율이 저하된 경험도 있고 선진공업국에비해 기술·품질·가격면에서 국제경쟁력이 뒤떨어져 있는점을 계산하면 성급한 석유화학 공장건설 치중보다는 기술축적이 시급한 과제다. 불투명한 석유시장도 문제다.
구미선진석유화학공업국의 대기업들은 경쟁력강화와 신규수요확대를위해 매년 매출액의 3∼5%의 연구개발비를 지불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장기간 매년 매출액의 2%정도를 기술개발에 투입한것이 힘이되어 기술을 역수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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