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각한 온산공단 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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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남울주군온산면일원 7백34만명에 들어선 온산공수의 공해문제가 건설초기에 우려했던대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건설부가 지난 74년4월1일 이곳을 공단지역으로 고시, 78년11월 고려아연이 가동한데 이어 온산동제련·효성「알루미늄」(전율산「알루미늄」)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공해는 확산일로에 있다.
일부공장에서 바다로 흘려보낸 유독성 폐수로 1종공동어장이 오염됐는가 하면 아황산「가스」등 유독성「가스」와 분진등을 내뿜어 농작물에 피해를 냈다.
온산동제련은 지난해 12월5일 상오9시∼하오3시사이 준공식을 앞두고 시험가동 준비를 위해 폐수리고 해조류·어패류등이 집단폐사, 어민들은 큰 피해를 보았다. 단 한번의 시험가동으로 배출한 폐수가 이처럼 엄청난 피해를 낸 것이다. 국립수산진흥원의 오염해역 수질검사결과 온산동재련 폐수에는 다량의 구리성분등이 검출됐다.
폐수배출구에서 3천2백PPM, 하구에서 68·0PPM이 각각 검출, 배출허용기준치 3PPM을 22배∼1천66배까지 초과했다. 연안에서도 수산물 허용기준치 0·01PPM보다 많은0·018PPM이 검출됐다.
어민들은 회사에 이의 보상을 요구했으나 미온적 태도에 분개, 상공부고위관리들이 온산공단을 방문한 지난15일 상오 회사로 몰려가 항의했다.
또 지난해 12월5일 이공장에서 아황산「가스」등 유독성「가스」를 뿜어내 인근 달포부락 일대를 뒤덮어 소동을 벌였다.
이마을 어촌계장 권상고씨(45)등 주민들에 따르면 시커먼 연기같은「가스」가 마을을 뒤덮기 시작, 어린이들은 기침구토를 했으며 어른들은 눈이 따가와 견딜수 없었다.
이날 이공장에서는 원료인 정광석에 1천3백도의 고열을 가해 동30%, 유황30%, 철분30%, 기타10%의 분리작업을 하면서 유독성「가스」를 뿜어냈다.
온산지역에서 발생한 공해에 대한 첫조짐은 지난해 8월중순 수확을 앞두고 무르익어가던 벼가 시름시름 말라들어가면서 부터.
온산면내 총6백36ha의 논가운데 공장과 인접한 21ha의 벼가 말라죽었다.
온산면대정리 대안부락 이종수씨(59)는 지난해 8월초순부터 2천여평의 논에 심은 벼가 잎이 마르고 붉은 반점이 생겨 처음에는 병충해로 판단. 농약을 잇달아 3번이나 쳤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를 두고 공장측은『공해때문이 아니다』고 나섰으며 주민들은『절대 공해때문이다』고 맞서 옥신각신했다.
이때 울주군농촌지도소가 비밀리에 중앙농업기술연구소에 의뢰, 피해농작물 시료채취검사에서 우창이 검출됨으로써 공해피해로 밝혀졌다. 공장인근 논의 벼잎에서 0·8%, 콩잎에서0·84%, 포도나무잎에서 0·67%의 유황이 검출됐다.
18개 공장이 들어설 온산공단에 겨우 4개공장이 가동된 현재 이같은 공해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미뤄볼때 82년말 나머지 공장이 모두 들어서 가동하게되면 이곳 주민들이 겪어야할 공해피해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당국은 이들 주민을 모두 이주시키려면 엄청난 예산이 들어 손을 쓸수 없는입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공해를 숙명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가혹한 현실이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공해방지 대책이 하루빨리 세워져야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울산=김병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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