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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볼 때마다 왜소해지는 자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퍽 이상한 일이다. 그가 다녀간 후론 모든 일이 낯설게 보인다. 어두운 골목에 등불이 하나 켜져 그의 얼굴을 헬쓱하게 비추고 있었다. 불빛의 의미가 무거운 기침소리로 가슴마다에 깊게 꽂혀 올 때 그는 돌아가겠다고 했다. 오랫동안 쌓여온 침묵이 어둠속에서 하얗게 흘러내리고 나는 또 한번 절망을 각오하며 뒷걸음질 쳤다..
창가에 서서 하늘을 볼 때마다 왜소해지는 자신을 느낀다. 손끝을 움직이는데도 주저하게 된다.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없는 것인가. 어느 쪽으로 가야만 빛의 하늘에 닿을 수 있는 것인가. 푸르게 살아나는 황지의 풀뿌리처럼 죽를 힘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기다림의 낙관으로 바라보는 미래는 아름답다. 버릴 수 없는 이룸을 가슴 깊이 묻고도 조금의 두려움이 없다. 글을 쓰기 위하여, 「세상 모든 존재를 사랑하기」위하여, 아무런 바람없이 마냥 부닥쳐 보는 수밖에.
지금의 내가 있게해 준 친구,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위로해 주던 「창문학」동인들, 격려의 채찍을 잠시도 그치지 않으시던 김재홍 교수님, 그리고 나의 미약한 논리를 받아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약력
▲1958년 충주출신 ▲현재 충북대영문과4년재학중 ▲『창문학』시동인 ▲현주소=충북충주시 역전동735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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