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성」을 만드는 물질이 발견됐다.|미국「시티·오브·호프」의료센터 「나가이」박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아직 남성이나 여성이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생식세포에 작용, 남성을 만들어내는 「남성화의 근본물질」이 발견됐다.
남성의 인체세포에서 처음으로 이 물질을 분리한 학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시티·오브·호프」의료「센터」의 「나가이」(장정행사)박사로 1955년 일단의 과학자들이 수컷 쥐의 피부를 암컷에 이식하는 과정에서 거부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이 물질의 존재를 예견했었다.
이번 장정박사가 발견한 물질은 H-Y항원(Y연쇄조직 적합성 항원)으로 불리는 분자량 l만8천의 단백질성으로 포유동물의 1차성을 결정, 고환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장정박사는 흑인 암환자의 특수세포를 채취, 16시간 배양을 했다. 이 특수세포는 H-Y항원을 세포표면에 붙들고 있는 힘이 약하다는 점을 이용, 원심분리기에 넣어 고순도의 H-Y항원을 얻어냈다.
장정박사가 추출한 항원을 소(우)태아의 지름 3㎜ 정도의 미분화생식소에 넣어준 후 5일간 배양한 결과 XX염색체를 갖고 있어 유전적으로 암컷으로 운명지어진 생식세포가 정소를 만들면서 남성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은 원래 여성은 XX염색체, 남성은 XY염색체를 갖고 있어 수정될 때 1차적으로 XX나 XY가 결정된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남성·여성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수정된 생식세포가 분화되기전 남성화물질이 작용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성이 결정된다.
실제로 사람의 경우 남성이라 하더라도 9천명중의 1명꼴로 여성형인 XX염색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장정박사의 실험은 비록 포유동물이 여성으로 될 운명을 가졌어도 분화되기전 H-Y항원을 넣어주면 난소가 될 것이 고환으로 변하면서 남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 연구는 아직 동물에 대한 실험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인간유전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에대해 서울대학교의대의 최규완박사는 『H-Y항원을 분리, 실험에 성공했다는 것은 유전공학발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이 항원이 동물과 달리 인간의 성선택에 이용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그런 과정을 거쳐 태어난 남성이 생식능력을 갖느냐도 문제이고 설사 생식능력이 있더라도 다음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규명할 수 없기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외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