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도 한국」심고 돌아온 김진호양|"80년 올림픽서도「금」따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국민여러분에게도-. 제30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5개의 금「메달」과 동「메달」l개를 따내 일약 세계적인 대「스타」로 발돋움한 김진호양(18·예천여고3년)이 개선환영 식에서 한 첫마디다.
그토록 김 양은 독실한 기독교신자였다. 김 양은 자신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인 정신집중력이 자신의 깊은 믿음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국을 떠날 때 서「베를린」의 기후가 한국과는 다르리라 예상했지만 현지의 날씨는 너무나 심한 바람과 함께 비마저 짓궂게 뿌려 불안이 앞섰단다.
그러나 김 양은 경기에 임할 때마다『당신의 딸 진호는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다는 것.
김진호의 사대 번호는 5B. 바로 옆 5A애는 강호「슈·월콕스」(영국)가 자리잡고 있었고 안재순은 6B, 박영숙은7B, 황숙주는 8B에 각각 섰다.
대회 3일째 70m「더블라운드」의 경기결과가 나왔다. 금「매달」은「주디·아담스」(미)에게 돌아갔고「월콕스」가 은. 김진호는 동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어 벌어진 60m「더블라운드」에서 심리적으로 동요되지 않은 채「컨디션」을 유지했고「월콕스」는 한국선수단 임원들이『몇 살이냐』『몇 년이나 활을 쐈느냐』는 등 질문공세에 흔들렸다고 한다.
김진호가 6백43점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자 다음날부터 역시 보도진이 몰려들어 정신집중을 방해했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했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비록 소련 등 동구권국가들이 불참했지만 기록상으로 볼 때 김 양의 우승은 그들이 나왔어도 확실했을 것이라고 정갑표「코치」는 말했다.
불참한 동구선수들이 동독에서 모여 친선경기를 가졌기 때문에 기록대비가 가능했단다.
김 양은「모스크바올림픽」에서도 기필코 금「메달」을 따내 온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V자를 그리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