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알리바바 마윈 회장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81호 20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2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선택해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월가는 IPO 규모를 200억 달러, 상장 후 시가총액은 1680억 달러(약 173조원)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사상 최대 규모 상장 열등생이 역사 새로 써

맨손으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돈방석에 앉은 창업자 마윈(馬雲·50·사진) 회장에게도 새삼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는 1964년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 싸움만 잘하는 열등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입시에 두 번 도전했지만 수학 성적 때문에 고배를 들었다. 잠시 삼륜차를 모는 일을 하다가 삼수 끝에 전문대인 항저우사범학원 외국어과에 입학했다. 정원 미달이었다.

졸업 후 영어교사 생활을 했던 마윈은 91년 통역회사를 차렸지만 월세도 못 낼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던 중 인생이 바뀔 기회가 찾아온다. 95년 저장성 교통청이 미국 기업과의 분쟁협상에서 통역업무를 요청해 미국 시애틀로 출장을 가게 된 것이다. 그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접했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으로 확신한 그는 99년 알리바바를 창업한다. 자본금 단돈 50만 위안(약 8250만원)을 들고서다. 마윈은 지난해 인터넷 재테크 상품 ‘위어바오(餘額寶)’를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고 올해는 모바일게임 진출을 선언했다. 온라인교육, 은행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우리 돈으로 약 170조원. 미국의 이베이와 아마존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덕분에 마윈은 지난해 자산 433억 위안(약 7조1500억원)으로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8대 부호에 올랐다.

한편 마윈이 뉴욕증시를 택하면서 나스닥은 울상이 됐다. 나스닥은 80~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이 둥지를 틀던 첨단기술 종목의 요람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트위터에 이어 올해 알리바바마저 NYSE에 뺏기면서 체면을 구겼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