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은 풀고 골밑을 막아라" - 한국이 대 미전을 이기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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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상위권진출의 고비가 되는 대미국전에서 한국의 압승은 전가의 보도인 외곽슛의 쾌조 외에 골밑을 철저히 봉쇄한 수비의 성공이었다.
이것은 3일 삼성체육관에서 연습을 가진 미국팀의 전력을 훔쳐본 신동파 코치의 작전이 그대로 주효한 것이다. 미국은 연습에서 재빠른 ④타라·헤이스(1m68㎝)가 골밑 부근의 ⑩낸시·리버만과 ⑫캐럴·블래제워스키에게 연결해줘 주로 득점하는 패턴을 익혔다.
그래서 한국벤치는 외곽을 풀어놓고 골밑 봉쇄에 역점을 둔 것이다.
미국의 펫·헤드 코치는 『한국의 슛이 너무 좋긴 했으나 초반 7분동안 심판들이 미국팀에 지나치게 까다로와 리듬이 깨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은 프로농구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공수에서 거칠어 공격에선 팔로 밀며 드리블을 하고 수비에서도 움직이는 상대방을 가로막는 등 거친 남자선수들의 플레이 같았다.
또 지역방어를 재빠른 패스대신 갖은 드리블로 골밑을 파고들다 자멸하고 만 것이다.
수비에서도 한국의 박찬숙을 철저히 막지 않고 외각의 볼 공급로를 차단하려한데서 또 작전의 차질이 왔다. 한국의 주장 강현숙은 이날 따라 머리 위에서 던지는 패스가 박찬숙과 기막히게 들어맞아 박찬숙은 무려 8개를 성공시켰다.
이날 미국은 비록 첫 경기여서 패하긴 했으나 남자선수와 같은 슛, 드리블, 스피드 등 개인기가 돋보여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파란을 일으킬 잠재력을 갖고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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