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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을 열고 부처님을 맞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금으로부터 2천6백2년 전 인도 히말라야 산기슭의 한 꽃동산에서 인류의 올바른 삶의 길을 밝힐 사명을 띤 성자가 태어났다.
대자연의 삼라만상이 새 생활의 기쁨을 노래하는 꽃과 신선의 계절, 이 계절과 더불어 오신 그는 80년동안의 생애를 고스란히 그 생각과 말과 행동을 다 바쳐 사람이 지혜롭게 사는 길을 보여주고 가르쳐주신 인류의 스승이시다.

<한국문화의 은인>
우리는 그가 이 세상에 오심으로 해서 일어났던 인류문화사위의 갖가지 빛나는 변화들을 깊은 감사의 염 없이는 대할 수가 없다. 그의 영향은 비록 저 서반구에는 느지막하게 밖에는 미치지 못했다 할지라도 아시아인, 특히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그 찬란한 문화의 길잡이가 되어왔다는 점에서 잊을 수 없는 은인이시다.
우리 조상들은 그의 가르침을 통해 오늘날까지 자랑스러운 빛나는 역사를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었고 현대의 세계인들은 또 오늘 다시 새삼스럽게 그가 남기신 가르침을 통해 우리의 현실생활을 돌이켜보고 보다나은 미래를 창조할 힘과 용기와 자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석가세존의 가르침은 한마디로 요약해서 우리 모두에게 널리 중생의 삶을 참으로 값어치있는 삶이 되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서로 도우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어려운 말로는 「요익중생」이라 했고, 또 「홍익인간」이라 했던 것이며, 또 그것을 다른 말로 표현할 때는 「성취중생」이라고도 하셨던 것이다. 뭇 삶을 참삶이 되도록 성취하라는 말이다. 완성시키라는 말이다.
우리는 석가세존이 살았던 그 시대로부터 먼 후대에 태어나 그의 미소와 그의 음성에 직접 접할 수 없는 까닭에 오랫동안 그와 그의 교훈을 모르고 때로는 그 귀중한 가치를 과소평가하거나 모독하면서 살아오기까지도 하였다.

<공동운명 의식할 때>
그리하여 우리 후대인들은 부당하게도 인류의 참된 스승을 욕되게 하여 인류역사를 죄악으로 물들이는 우를 범해왔던 것이다.
석가세존은 말씀하셨다.
『내가 가르치는 법(진리)은 내가 태어나기 이전에도 있었고, 내가 죽은 뒤에도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 법이 바로 나다. 법을 아는 자는 나를 아는 자요, 법을 알고 법대로 사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그는 실로 우리중생들에게 이 법을 알고 그대로 살게끔 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던 것이다. 그리고 그 법은, 그 자신은 지금도 영원히 살아계시면서 만유를 통해 우리에게 그 자비로운 가르침의 손길을 펴고있다.
오늘 우리는 그 법을 모름으로 해서, 그리고 그 법을 알고도 행하지 않음으로 해서, 우리의 삶을 불행과 고통과 혼란의 도가니 속에 쓸어넣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그 광범한 지식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실은 가장 어리석은 것도 또 현대인들인 것이다. 자기개인만을 알고, 함께 더블어 사는 인간상호간의 공동운명을 모를 때 인간은 어리석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이 현대의 화근이 되고있다.

<현대는 말법시대>
사리사욕만 추구하는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현대세계, 그것은 석가세존이 예언했듯이 말법시대의 징조를 띠고있다. 관능적 오욕의 충족만을 삶의 길인 것처럼 여기는 생활태도, 거기에서 불행과 고통의 씨앗은 자란다.
우리는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괴롭히고, 서로가 서로를 멸망의 구렁으로 몰아넣는 길에 눈이 어두워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에 있다.

<현실을 새로 인식>
자기자신의 가장 천박한 욕심의 노예가 된 상태에서 과감히 벗어나, 오직 그 전생애, 마음과, 생각과, 능력과, 노력의 전부를 남의 아픔과 괴로움과 불행을 제거하는 데로 돌리려고 하는 결심을 발하기를 권고하는 음성이 지금 온 세계에 가득 차있다. 영원한 부처님은 지금 이 아름다운 계절에 목청을 다해 이렇듯 간절한 호소를 보내고있다. 그의 가르침, 그의 법은 지금도 변함이 없이 싱싱하고 힘에 넘쳐있다.
우리는 이 계절을 어리석게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눈을 감고 마음의 눈을 열자. 그리고 다시 눈을 열고 이 현실을 새롭게 가꾸고 꾸미는 일을 서두르는 것이 우리가 사는 보람을 찾는 길이 될 것이다. <필자=정신문화연구원 연구3부장·불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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