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제문제연구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런던=장두성특파원】「키신저」를 포함해서 미국의 역대국무장관들이「런던」을 방문할 때 거의 예외없이 한번쯤 들르는 곳이 있다.
「런던」중심가의「피커딜리」광장 뒷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18세기의 우중충한 4층 건물이다.
18세기의 명제상 대「피르」가 저택으로 쓰던 집이어서 그의 작위명을 따「채텀·하우스」라고 부르는 이 건물을 외국의 거물 외교관들이 즐겨 찾는 이유는 현재 왕립국제문제연구소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는 작지만 이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딩크·탱크」(두뇌집단)의 하나다.
1919년 봄,「파리」에서 열린 세계1차대전의 강화회의에 참석한 미·영의 대표들은 정부기관과 별도로 독립해서 외교문제를 장기적으로 연구할 기관을 설치해야할 필요성에 합의하게됐고 그 결과 미국에서는 외교협의회(Councilon Foreign Relations·「포린·어페어즈」지발행)가 설립되고 영국에서는 이 연구소가 창립됐다.
초대소장은 역사학자인「아널드·토인비」박사. 회원수는 현재 1천1백명으로 과거 외교정책에 관여했던 실력자 및 학자들을 망라하고 있다.
「월러스」연구부장은 이 연구소의 기능을▲정보제공과▲토론의 광장을 마련하는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도서관에는 1차 대전이후부터 출판된 외교분야에 관한 전문서적 14만권외에 6백여종의 전세계 정기간행물, 30개 월간신문의 기사철등이 마련되어 있어서 회원들의 외교문제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전문연구원은 15명으로 적은 수이지만 심층연구에 역점을 둠으로써 특색을 살리고 있다. 20년대에는「토인비」박사의 주관으로 현대사연구에 중점을 두었으며 2차대전중에는 영국외무생 부속기관으로 되었다가 전후에 다시 독립기관으로 원상회복했다.
이 기관의 재정은 외무성의 7만「달러」지원외에는 모두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되고 있다. 개인회비는 1년에 20「달러」이지만 정보자료의 배포를 목적으로 마련된 법인체 회원제도에 따라 3백여개의 법인체 회원들이 내는 회비는 회원당 4천∼5천「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회비총액은 연간 20만「달러」나 된다.
「월러스」씨는 현재 이 연구소가 역점을 두고 있는 연구과제는▲국제경제의 정치적 측면▲중진국의 도전에 대한 선진국의 대응▲80년대 영국외교정책의 우선순위 등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