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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관광의 자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본격적인 행락의 계절로 접어들었다. 4월의 벚꽃 소식과 함께 막을 여는 우리 나라의 행락은 가을의 단풍까지를 대체로 한「시즌」으로 잡았으나 최근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돼버린 듯한 느낌도 주고 있다.
당국이 관광진흥정책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외국관광객을 보다 많이 유치하겠다는 국가산업적인 뜻과 함께 점차 늘어나는 국민 관광인구를 보다 건전한 방향으로 위도 하려는 등 두 가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창경원의 벚꽃도 만개하여 바야흐로 전국이 상춘「무드」에 휩싸이는 계절을 맞고 보니 새삼 몇 가지 국민적인 당부를 하지 않을 수 없게된다.
그것은 소비절약형 관광을 권장하자는 것과 해마다 사회문제화 하다시피 한 탈선관광을 뿌리뽑고 관광지의 폭력이나 바가지 등 질서를 바로 잡자는 것이다. 올해는 가뜩이나 천장부지로 치솟기만 하는 물가고 때문에 서민층에선 관광이니 나들이니 하는 용어마저 사치스럽게 들릴 상황이라 하겠으나, 반면에 여가를 누릴 수 있는 계층에서는 더욱 극성을 피울 조짐을 보이고 있어 특히 그들의 자숙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요망되기 때문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봄과 함께 활개를 펴게되는 계절적인 요인과 함께 도시의 혼란과 공해 등을 피해 짧은 시간이나마 자연과 호흡을 같이하려는 현실적인 욕구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봄철에는 사고발생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 탈선의 문제가 특히「클로즈업」되는 것이다. 탈선관광이란 요컨대 관광의 참뜻을 잘못 이해하고 과소비 또는 퇴폐적 행락을 일 삼으로써 일반 국민의 빈축을 산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에 반하여 적극적인 가치를 부여해야 할 국민관광은 세 가지 형태, 즉 알뜰 관광과 탈선방지, 질서유지의 여행을 생활화하는 것이라 하겠다.
교통부는 이미 76년부터「국민관광기본계획」이라 하여 많은 국민들이 값싼 비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국민 숙사의 건립, 관광윤리강령 등의 제정을 계획했었으나 아직은 뚜렷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여가를 적절히 이용하여 전통문화의 유산을 재음미한다든지, 주요산업시설을 돌아보는 등 참된 관광은 국가적 생산성을 높여주는 동시에 안보 면에서도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다. 국민관광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PATA총회 등 많은 국제행사가 열려 앞으로 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의 눈에 우리의 참모습이 비춰지도록 일부의 몰지각한 추태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각 개인의 자각은 물론 여행알선업자들의 양식과 행정기관의 노력이 혼연일체가 되어 지금까지 우려한 무분별한 각오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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