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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욤」교수가 진단한 80년대세계 경제|서구는 공동전선 펴야|한국섬유등 보호장벽 뚫을수 있어|중공시장은 일이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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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담 주섭일특파원】80년대의 산업사회는 광적인 산업화에서 빚어지는 부작용을 막기위한 연구와 압력이 가중될것이라고「프랑스」의 경제학자 「마르크·기욤」교수는 말하고 있다. 「반경제학」이라는「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진 「기욤」 교수는 또 80년대의 세계경제를 진단하며 앞으로 는 기술이 선진국의 주요품목이 될것이며 이런면에서 많은 잠재력을 가진 미국의 국제경쟁력이 강화될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일본은 국내의 사회적 모순때문에 국제경쟁력이 약화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욤」 교수는 또 중공어 80년대 세계경제에서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서방세계의 경제적 진출은 상호 경제의 구조적 차이때문에 예상보다는 많은 난관에 부닥칠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본사 주섭일「파리」특파원이 「기욤」 교수와 만나 80년대 세계경제에 대해 회견한 내용이다.
문=74년 귀하가 발표한 반경제이론은 큰 파문을 일으킨바 있다. 생산과 소비 자본등만으로는 양상을 달리한 세계경제를 설명할 수 없다고 귀하는 주장했다. 새로운 변수가 되는 중진국·공해·정보·「서비스」·「레저」산업등을 파악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 관점에서 선진경제를 진단해보자.
답=근본적 위기는 60년대말로 거슬러 올라가 판로의 지배와 투자과잉에 있었다고 본다. 비단 서구만아니라 미국에도 이런현상은 계속 현저히 나타난다. 아직은 「제로」 성장이 아니지만 성장둔화가 뒤따랐다. 이현상은 「인플레」 때문에 상당기간 은폐되어있었다. 74년의「에너지」파동은 이선진경제의 취약성을 단숨에 폭로하고 말았다. 「에너지」문제가 점검 첨예화하는 상황에서 선진경제는 멍들어갔다.
일부는 큰타격을 받은 반면 다른일부는 위기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 위기는 기존 세계경제질서의 변혁을 유발했다. 선진권과 제3세계권의 관계가 뒤흔들렸고 서구는 새로운 경쟁에 직면해야만 했다.
문=미국경제부터 진찰하고 처방을 내린다면?
답=한마디로 『매우 어둡다』는 진단을 미국·서구·일본에 내릴수가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이 모두 세계가 변했다는 사실을 인식한 점이다. 산유국들뿐만 아니라 한국·「브라질」·대만·「홍콩」등이 새 산유국으로 등장, 늙은 선진권을 신음시킨다.
미국은 아직 위기를 겪고있지만 세계의 「리더십」을 갖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리더십」과 「헤게모니」가 위기로인해 매우 크게 뒤흔들린 것은 분명하지만 OECD 총생산중 일본 13%, 서독 10%에 불과한데 비해 미국이 40%를 차지할만큼 미국은 세계경제에 중요하다. 더욱 미국은 아직 개발하지 않고있는 분야에 큰 잠재능력을 갖고있다.
흔히들 미화의 하락을 미국경제의 취약성으로 보지만 그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그것은 미국안의「인플레」를 보상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산업은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개선될 것이다. 미국은 곧 모든 산업부문에서 경제전쟁을 개시할 것이며 앞으로 2∼3년후에 세계는 미국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것이다.
이도전은 세계경제를 전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문=그러면 서구는 늙어죽을것인가?
답=서구를 경쟁면에서 단순화하면 서독과 「프랑스」가 중요하다. 아직 독불은 국제경쟁에 방산이 있다고본다. 유일한 희망은 연합 전략에 있다. 만일 서구가 분산된 경제질서를 계속 유지한다면 붕괴해버릴것이 분명하다. 서구의 돌파구는 공동전략과 통화문제등에 대한 공동규율에 있다. 「달러」 하락에 대해서나 미일의 자회사문제등에 대해 서구는 공동전선으로 대처해야만한다.
그러나 서구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각국간의 소득·산업발전등의 격차에 제동이 걸리는 점이다. 서독은「프랑스」보다 상당부문이 앞서있으며 산업의 역관계도 서독에 유리하다.
여기에 「프랑스」와 서구소국들의 고민과 불안이 있다. 더욱 영국과 「이탈리아」등은 서독지배하의 경제연합 즉 서독의 「리더십」을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 「프랑스」는 이것이 더욱 불안하다.
또하나의 희망은 「아프리카」에 있다. 이 대륙은 서구에있어 매우 유리한 시장이다. 이 대륙에는 분쟁이 지속되고있으나 「프랑스」등 서구가 지금까지 선점한 지역으로서도 중요성이 있다.
문=일본경제는 어떻게 될까?
답=일본이「에너지」자원 때문에 큰 타격을 받는것은 상식에 속한다. 유가인상은 일본경제를 계속 괴롭혔다. 그러나 국제경제활동과 경쟁력및 괄목할 노력이 그들의 경제위기를 매우 신속하게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4년동안 일본은 수출을통해 균형을 다시 잡았던것이다. 하지만 수출경제는 그 자체에 취약성을 포함한다.
일본의 심각한 사회문제는 유일한 무기인 경쟁력약화의 요인이 되기때문이다. 일본은 앞으로도 국제경쟁면에서 유리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나 과거와 같지는 않을것이다. 일본의 희망은 중공족에 있다.
문=중공은 일본의 독무대가 아닌것같다. 「프랑스」등 서구선진들이 중공행「버스」를 속속 타고있지 않은가?
답=중공이 거대한 산업화에 뛰어든것은 놀라운 일이다. 중공시장에서 일본은 계속 기선을 잡을 것이다. 중공도 경쟁면에서 매우 강하게 세계시장에 부상할것이다. 그러나 중공행「버스」는 초기에 매우 어려운 일이 될것이다. 서구가 처음 동구에 진출했을 때의 경험처럼 실망도 적지않을것이다. 왜냐면 중공이나 동구에서는 서구적 논리가 통하지 않기때문이다.
서구가 대동구교역에서 항상 이익면에서 고민해온것처럼 대중공교역도 난관이 많을것이다. 서구는 이관점에서 단기적으로 중공교역에 신중하며 대신 일본이 초기에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문=중진국·산유국·중공등 새로운 산업세력의 대두로 늙은 산업선진들이 무역보호주의를 강화할것같은데?
답=그 경향은 불가피하다. 한국·「홍콩」·대만·「멕시코」·「브라질」·인도등은 섬유등의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경쟁국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최염가수출이라는 원시적 전략을 갖고 쇄도해온다. 이현상은 분명히 보호주의적 보복을 유발시킬 것이다. 그러나 그 보복은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시종일관하는 보호정책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 중진국들은 「파리」의 남북경제회담등에서 산유국들의 지원을 받았다. 이들의 압력은 선진국들의 보호주의적경향에 강력한 견제역을 담당한다. 또 동구국가들도 대서구수출에서 원시적 극약을 드러내고있다. 이들은 중진국내지 제3세계와 이미 경쟁을 벌이고있다.
문=선진국들은 초현대기술을 수출함으로써 성장하는 제3세계에 대한 보호주의적 장벽을 허물어야하지 않을까?
답=그것이 바로 서독의 전략이다. 앞으로 서독의 주요수출품목은 기술이 될것이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상황은 가격과 성장만으로 보지못하는 좋은 예이며 가격상의 경쟁력은 결코 국력을 만들지 못한다.
서독의 정책상의 기본은 가격과 성장이나 그 속에 기술에 대한 「이미지」부각에 중요성을 둔다. 이 기술정책은 수출전략의 주역이 되어 지국을「컨트롤」하려고 한다.
IBM의 전자「컨트롤」은 지구를 「커버」하고 있다고 말해도 좋을것이다. 미·서독은 이 방면에 지금 「피라미드」를 쌓고 있다. 서독은 하나의 기술 「센터」가되어 세계를 기술상의 등급화로 나누어 지배해보려는 전략을 실현하고있다. 지난6년간 제3세계에 대한 투자는 서독 5백50%, 일본1천5백%, 「프랑스」 3백%가 증가했는데 미국은 50%에 머물렀다.
일본·서독은 개발도상국 즉 미래의 산업국에 기술투자를 대량으로 해온것이다. 여기서 서독·일본의 전략이 극단적인 공격성을 내포하는 위험성을 발견한다. 물론 「프랑스」등 여타 서구국들은 자동차·조선등의 전통산업을 근간으로 삼고있으나「콩코드」기등에서 보는바와 같은 고도기술산업도 병행시키고 있다.
문=그러니까 지구가 모두 산업화·기술화로 달려가고있다. 이 현상은 어디까지 갈것인가?
답=정말 세계가 산업화로 떠들썩하다. 그러나 「아프리카」와같은 처여지는 얼마후까지 남게될 것이다. 그런데 중공처럼「아프리카」도 50년후에는 분명코 산업이 정착할 것이니 문제다. 산업화의 모험은 지구전부를 휩쓸고말 것이며 그때 지구의 모습은 1백80도 바뀌어 질 것이다.
이것은 가공할 지구의 미래상이다. 따라서 80년대 중기에는 광적인 산업화에 제한을 가하려는 새로운 연구와 압력이 나타날 것이다. 생태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은 이미 이제한을 절대화해 지구를 구축하자고 발언하기 시작했다.
문=그때는 산업구조상의 대변혁이 있겠지?
답=그렇다. 얼마전 『적은 것이 아름답다』고 주장한 책이 서구에서 대인기를 모았다. 왜냐하면 서구는 대형에 취미를 잃은것이다. 10년쯤후에는 늙은 산업국들이 공업화에 분명히 거리를 두는 경향을 현저히 나타낼것이다. 자동차·TV·냉장고등 산업화외 유물이 외면당할것이고 이에따라 전반적인 산업쇠퇴가 두드러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산업의 구조개혁이 강요되며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경쟁이 자동화되는 이중적 경제현상이 나타난다. 즉 경제가 두쪽으로 분리되어 이완화된다.
후자는 초고도의 기술산업으로 노동자없는 공장제품들이며 전자는 국내시장으로 방향을 돌리는「서비스」산업이다. 「레저」·사회조건의 개선, 생활의 질을 높이는등의 「서비스」 산업이 된다.
결국 이작업은 국가가 담당해야하므로「관료기구를 비대화」하고 국가권력의 극대화·세련화·복잡화·정보화를 초래, 인간을 권력의 통제밑에 둘 위험을 안게된다.
실업자와 휴가의 증가는 생산을 근본적으로 피하게한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 정당화의 문제로 귀착시키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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