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양 최대 서울대병원에"학계의 기대 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하1층, 지상13층, 연건평 2만4천9백52평, 병상 1천56개, 새로 도입된 각종 최신 의료기가 1백여 대-. 11년 공사 끝에 모습을 드러낸 특수법인 서울대학교병원(원장 김홍기)의 면모다.
총3백억 원의 공사비를 들인데다 입원환자용「베드」가 1천 개가 넘어 서울대학교 병원 측은 자랑과 기대에 부풀어 있다.
특히 비좁은 건물에다 낡은 시설로 환자진료에 애로가 많다고 평소 불평하던 교수진들도 1천8백만「달러」(약 90억 원)나 들여 도입한 최신 고성능의료기 기가 각종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큰 몫을 할 것이라고 흐뭇해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병원 측이 가장 자랑거리로 삼는 의료기는 진단 및 치료방사선 파에 설치된「시·티·스캐너」(80만「달러」짜리)와「코발트」60(20만「달러」짜리).
「시·티·스캐너」(C/T Scanner·전산화 횡단단속촬영기)는 검사하고 싶은 부위를 가로세로 5∼10mm두께로 단층촬영, 인체 내부조직의 이상 유무를 판별하는「컴퓨터」장치로「엑스레이」에 의해 발견되지 않는 병명까지 잡아내는 현대 진단기의 총아. 특히 뇌수술의 필요성여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많이 쓰인다. 이밖에 심장이나 복부의 혈관을 연속촬영 함으로써 혈액흐름의 이상유무를 판별하는「심장복부혈관촬영기」, 암을 위치에 따라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고 에너지 선형 가속 치료 기」,신체의 모든 부분을 동시에 연속 촬영해 움직이는 생체내부의 현상을 밝혀내는「감마·카메라410」, 안과의 특수치료기계로「레이저」선을 쬐어 녹내장·망막증·종양 등을 수술하지 않고서도 치료할 수 있는「아르곤·레이저 광선응고장치」,실물의 80만 배까지 확대할 수 있어 암세포·심장세포 등 미세구조를 세밀히 조사할 수 있는「투규형 전자현미경」등.
□…한편 의학계와 의료계 일각에서는 국내 최대종합의료기관으로서의 서울대학교병원의 재출발을「우려의 눈」으로 주시.
불친절, 무성의한 진료, 적자운영, 교수들의 야간개업 등 서울대학교병원의「부치의 고질」이 앞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 어떨지도 의문이지만 현재 법인성격으로 보아 어떻게 해서든지「돈을 벌어야하는」서울대학교병원이 본래 목적인 교육과 연구에 자칫 소홀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2∼3년 사이 국내학계나 국제학계에 이렇다할 연구논문1편 내놓지 못하고있는 대학명월 교수진의 연구부진을 비판하는 소리가 의학계에 있고 일부 교수는 진료에 빠져있다는 비관을 받는 형편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도 교육·연구·진료의 3대 기능으로 우리나라의료계를 이끌고 나가야할 서울대학병원이 독립채산제에 따른 흑자경영을 위해 일반 사립병원과「진료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