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급한 부산명물 「재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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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부산시민들은 요즘 특유의 맛을 내는 부산의 명물 재첩국 맛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몇푼의 「달러」를 벌어들이겠다고 마구잡이로 재첩(가막조개)을 긁어모아 대부분 일본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
또 불법 남획으로 멀지않아 자원이 고갈돼 그대로 내버려두면 영영 재첩국 맛을 못볼 위험에 처해있다.
재첩은 낙동강 하류인 엄궁·하단·오지등 바닷물과 강물이 섞이는 지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특이한 맛을 풍겨 술꾼들의 속을 푸는 부산의 명물 해장국.
72년부터 일본에 수출되기 시작한 재첩은 76년에 접어들어 본격적인 수출상품으로 등장, 지난해의 경우 총생산량 6천5백t가운데 83%인 5천4백t (1백60만「달러」) 이 일본에 수출됐다.
총생산량의 17%인 1천1백t이 시중에 팔려 재첩은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올해 생산된 8천9백97t은 수출목표를 달성하려는 일부 수출상사들 때문에 t당 2백50 「달러」라는 헐값으로 대부분 수출되고 있기 때문.
부산시는 재첩잡이배 93척에만 낙동강하류 재첩서식지서 재첩을 잡도록 허가했으나 요즘 6백여척의 어선이 몰려들어 불법으로 재첩을 잡고 있다.
수출 「붐」을 타고 쇠갈퀴를 단 동력선 형망 (형망) 어선 2백여척, 범선 4백여척이 몰려들어 강밑을 마구 훑고 있다.
재첩국 동이를 머리에 이고 새벽시장을 돌며 『재첩사이소』를 외치던 1백여명의 아낙네들은 자취를 감추고 낙동강변에는 불법으로 잡은 재첩을 수집하려는 50여명의 「브로커」들만 득실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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