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입출금기도 속인 1만원권 위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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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구에서 1만원권 위조지폐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는 위폐 식별기능이 있는 은행 자동입출금기(ATM)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후 달서구의 한 대형마트 지하 2층에 설치된 모 은행 ATM에서 40대 남성이 1만원권 위폐 2장을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경찰에서 “시장을 보기 위해 ATM에서 10만원을 찾았는데 다른 돈보다 두껍고 빳빳한 느낌이 드는 돈이 있었다”며 “위폐인지 의심스러워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1만원권 2장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위폐로 확인됐다. 컬러프린터로 1만원권 앞뒷면을 출력해 붙이는 기존 수법이 아니라 위조 방지를 위한 홀로그램까지 진폐와 비슷하게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만원권에 그려진 세종대왕 얼굴 그림의 턱수염이 진폐와 거의 같고 무게(진폐 1g)도 비슷해 일반인이 구별하기 쉽지 않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문 위폐 제조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문종환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차장은 “ATM엔 지폐의 길이와 질감까지 구별하는 특수 식별장치가 부착돼 있다”며 “일부 구형 ATM 또는 구형 식별장치가 오작동을 일으켜 위폐가 입출금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형마트 폐쇄회로TV 등을 분석해 위폐범을 쫓고 있다. 위폐는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이달 초 대구 남문시장에서 5만원권 위폐가 신고되는 등 올 1월부터 이달 초까지 5000원권 17장, 1만원권 19장, 5만원권 3장이 발견됐다. 하지만 ATM을 통과할 정도로 정교한 것은 아니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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