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건강관리 플랫폼 경쟁에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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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헬스케어(건강관리) 플랫폼을 두고 벌어지는 삼성·애플의 경쟁에 구글도 뛰어든다.

 15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은 구글이 이달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개발자회의(IO)에서 헬스케어 플랫폼 ‘구글핏’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건강관리 기기나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수집한 정보를 한데 모으고 분석해주는 소프트웨어다.

 구글핏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새 기능 또는 이를 내장한 팔찌 형태로 나올 전망이다.

 어느 쪽이든 측정 자체보다 측정된 정보를 모아 분석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개인의 심박동·수면시간 등을 재는 기기나 앱은 이미 많다. 이제는 이런 정보를 모아 상관관계를 분석해주고, 필요한 조언을 해줄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글이 노리는 것은 이 같은 헬스케어 생태계다.

 현재는 삼성·나이키·핏빗 등 제조사가 다른 기기 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 구글핏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페이스(API)와 개발도구(SDK)를 구글이 공개하면 제조사들이 이를 활용하는 기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시장도 커진다. 안드로이드가 이런 전략으로 세계 모바일 기기 OS의 80%를 차지했다.

 이미 삼성전자와 애플도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였다. 삼성은 지난달 2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양한 기기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사미(SAMI)’를 공개했다. 애플도 이달 2일 개발자회의에서 ‘헬스킷(HealthKit)’을 내놓았다.

 하지만 헬스케어 플랫폼은 ‘사생활 보호’와 ‘의미 있는 분석 정보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구글이 2012년 건강정보 포털 ‘구글 헬스’를 중단했던 것도 사용자들이 자신의 민감한 건강정보를 인터넷에 입력하지 않으려 해서였다. 결국 보건 당국의 규제 대상인 ‘치료·진단’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은 지난달 사미 발표장에서 “수집·분석되는 개인 정보는 특정 업체가 아니라 각 개인이 직접 보유하고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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