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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 R&D 투자, 차세대 타이어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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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조현범 사장

10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연구단지.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난 조현범(42) 한국타이어 사장의 얼굴이 상기돼 있었다. 새 연구소 ‘테크노돔’의 기공식을 앞두고 그는 한 시간여에 걸쳐 기자들과 대화를 했다. 마케팅본부장 겸 경영운영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 사장은 “1998년 입사할 때만 해도 1500원대이던 회사 주가가 6만원대로 올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10년간 회사가 두 배 이상 성장했다”며 “매출의 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2020년까지 글로벌 톱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테크노돔 조감도. [사진 한국타이어]

 조 사장은 조양래(77)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이자 이명박(73) 전 대통령의 사위다. 조현식(44)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큰형이다. 처음부터 그가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5월 회사를 쪼갰다. 지주회사 격으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세우면서 한국타이어는 사업자 회사로 만들었다. 당초 한국타이어의 사장은 조현식 사장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한 달 만에 조현범 사장으로 바뀌었다. 세간에서는 이를 두고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지만 형제는 공식행사에 함께 나서면서 이런 분위기를 일축했다. 이날 열린 기공식에서도 조 사장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그게 형님이 되든 전문경영인이 되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는 변화의 시기에는 기술만이 해법”이라며 새 연구소 설명에 공을 들였다. 한국타이어는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세워진(1941년) 타이어 회사였다. 연구소를 처음 지은(1982년) 곳도 이곳이다.

하지만 외환위기와 함께 위기가 찾아왔다. 조 사장은 “글로벌화, 브랜드 가치, R&D에 집중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이어는 자본·유통 집약적인 산업이라 짧은 시간 내에 (업계) 순위를 올리기가 어렵다”며 “외환위기에 이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매출 구조를 전 세계 모든 지역으로 확대한 덕에 안정적 성장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7조692억원, 영업이익은 1조원에 달한다. 세계 타이어 시장에선 8년째 7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중국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르면서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6년 완공되는 테크노돔은 타이어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다. 7만387㎡의 대지에 연면적 9만6328㎡의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세워진다. 설계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애플의 우주선 모양 사옥을 내놓은 노먼포스터가 설립한 포스터앤파트너스가 맡았다. 투자액은 2666억원이다. 미국·중국 등에 이어 한국타이어의 여섯 번째 연구소가 된다.

서승화(66)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존 중앙연구소는 생산기술 연구를 맡고, 400명의 연구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테크노돔에선 타이어 원천기술, 미래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테크노돔 건립과 함께 한국타이어는 경북 상주에 타이어 테스트 엔지니어링 센터를 2018년까지 짓기로 했다. 신형 타이어의 시험과 분석 등이 이곳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조 사장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용 타이어 생산 기술력은 이미 갖췄다”며 “매년 600억~700억원씩 들어가는 비용 부담 등을 감안해 타이어 공급 여부를 조용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덕=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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