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 혁신도시는 … 웃돈 주고도 집 못 살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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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의 공공기관이 옮겨가는 지방 혁신도시의 분양시장이 달아올랐다. 청약 경쟁은 치열하고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한국감정원 등 5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대구혁신도시에서 지난달 20일 분양된 서한이다음 4차는 1순위 9.6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12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전북혁신도시에서 지난 4월 11일 633가구를 모집한 호반베르디움 더센트럴에 1순위자 1만2710명이 몰려 경쟁률이 20.1대 1이었다.

 올해 전국 혁신도시에서 분양한 9개 단지 중 7곳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내외주건 정연식 전무는 “혁신도시 내 분양이 잇따라 크게 성공하며 올해 지방 분양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권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적잖은 웃돈을 줘야 한다. 전북혁신도시에서 4월 분양된 호반베르디움과 중흥S-클래스 전용 84㎡형의 경우 2500만~3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4월 말 분양된 김천혁신도시 단지들 분양권 가격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이상 올랐다.

 분양시장 열기는 혁신도시 개발 기대감 때문이다. 부산 등 전국 10곳에 자족형 도시로 조성되는 혁신도시 사업은 올해부터 본궤도에 올랐다. 공공기관 115곳, 직원 3만8000여 명이 이주에 들어갔다. 지난달 말까지 전체의 43%인 50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공공기관 이주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 명지대 권대중(부동산학과) 교수는 “세종시와 달리 수요에 비해 아직 공급이 많지 않아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혁신도시 분양 릴레이는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부동산114와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국 혁신도시에서 6개 단지 332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혁신도시 수요 대부분이 주택 구매력이 높은 공공기관 이전 수요와 기존 주택 교체 수요여서 당분간 분위기가 괜찮을 것 같다”며 “공급이 쌓이면 공급과잉 우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수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약에 앞서 기관 이주 계획·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주 계획이 변경돼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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