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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어린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 만성병환자가 있었다. 병원에 다니고 있던 차에 친구의 소개로 용하다는 한의를 찾아 한약을 복용했다. 그리고 또 침도 맞아봤다.
그러자 눈에 띄게 차도가 있어 보였다. 사람들마다 풀이가 달랐다. 침의 효험을 봤다고 보는 사람도 있었다. 한약 덕을 보았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다. 또 그런가하면 병원 약으로 병이 나아질 무렵에 한약을 썼을 뿐이라고 보는 가족도 있었다.
환자자신은 그 동안 편히 잘먹은 탓이라고 여기고 있다. 과연 어느 것이 옳은 말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언젠가 체력장제실시 이후에 어린이들의 체위가 점차 향상되고 있다고 교육당국이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두 달 동안 3천명의 도시어린이를 대상으로 YMCA가 조사한 바로는 오히려 체력이 날로 약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체격은 전반적으로 놀랍게 향상되고 있다. 평균 신장도 오늘의 20대는 1m70㎝선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30년 동안에 무려 4㎝가 늘어난 것이다.
키가 커지고 팔등신이 늘어난 것은 첫째는 영양이 좋아진 탓이리라.
둘째로는 심리적으로 압박 받는 일들이 줄어든 탓도 생각할 수 있다.
셋째로는 의자와 침대를 쓰는 생활로 바뀌어진 탓도 있겠다.
넷째로는 뇌하수체에 대한 자극이 늘어나고 「호르몬」분비가 촉진된 탓도 있을 것이다.
도시의 어린이들이 시골어린이들보다 키가 큰 것도 자극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반드시 잘 먹어서 만은 아니다.
더우기 체격이며 체위와 체력과는 크게 다르다. YMCA의 조사 결과로는 체력「테스트」에 합격한 어린이는 10%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서울의 어린이는 거의 모두가 허약아라 해도 별로 큰 허풍은 아니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운동부족에 있다. 그리고 운동시설이 빈약한 것도 탈잡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소용은 없다. 가령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어린이 수영선수들도 하루 7시간, 2만m씩이나 연습을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태능의 국가대표선수들도 하루 4시간, 1만m정도가 한도다.
만약에 1주일씩이나 강 훈련을 계속한다면 쓰러지고 만다. 몇 달씩 합숙훈련을 받은 대표선수들의 기록이 오히러 저하되는 것은 체력이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스태미너」며 체력의 차는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비슷한 문제를 안고있는 일본의 체육전문가들은 어린이를 둘러싼 사회환경의 차이로 돌리고 있다. 마음놓고 얼마든지 뛰놀 수 있는 서양의 어린이와 그렇지 못한 어린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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