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소금을 적당히 주면 겨울에도 소의 체중 는다|KIST 김흥만씨 제주서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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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의 체중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도 물과 소금만 충분히 공급하면 놀라운 증체 효과를 보게 된다. 일반농가에서 기르는 소의 증체 량이 적은 것은 물과 소금이 부족한 때문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동물사료 연구실의 김흥만씨(35)가 북제주군 애월면 수산리에 내려와 보리 짚 사료에 의한 시범 소 사육을 하는 과정에서 얻어졌다.
김씨는 같은 사료를 사용하면서도 증체 율이 낮은 농가에서 하루 10kg정도의 물만 주는 것에 착안, 자동급수시설을 만들어 축사나 목장에서 소가 항상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김씨에 따르면 소가 필요한 물은 체중의 1l%로 2백50kg짜리 보통 소의 경우 하루 28kg(약3동이), 소금은 체중의 0·3%인 8kg을 주어야 하나 농가에서는 하루 1회 정도만 물을 먹이고 소금은 거의 먹이지 않아 소가 자신의 소변을 먹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농가에서는 겨울철에 보릿겨와 마른풀을 먹이면서 소의 체중이 10%내외로 떨어져도 당연하게 여겨 왔다.
그러나 김씨가 보리 짚과 닭똥을 시험대상 한우에 주어 물과 소금을 충분히 공급한 결과 하루 증체 량이 고급비육사료를 먹이는 비육우와 같은 0·74∼1kg에 이르렀다.
보리 짚 사료는 77년 KIST동물사료 실(실장 기춘수 박사)이 제주축산의 문제점인 사료 난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애월면 수산 리에서 시험되고 있다.
일반농가에서 마른풀과 밀기울 등을 섞어 먹이던 종래의 사료대신 재료가 풍부한 보리 짚을 활용하며 닭똥을 섞는 것이 사료의 특징. 생 닭똥은 닭 모이가 순 곡류로 영양가가 높으나 소화율이 30∼40%밖에 안돼 염산을 이용, 냄새만 빼면 소의 훌륭한 영양식이 된다.
김씨는 보리 짚과 닭똥을 섞어 먹이면서 소금과 물을 충분히 먹인 결과 이 같은 증체 효과를 확인해 내고 전국적으로 이 방법을 보급시키면 유축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화장실에 이용하는 자동 급수 장치를 이용, 소가 물을 마시고 나면 다시 일정량의 물이 공급되는 자동급수 시설을 고안해 냈다.
이 급수장치는 1대가 4∼5마리의 소를 먹일 수 있어 이를 설치하면 한 축사 안에서 한우18마리를 혼자서 키워 낼 수 있어 인력절감에도 효과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김씨는 충분한 물과 소금을 공급해 주는 간단한 방식으로도 값비싼 고급사료가 절약되며 증 체가 잘되어 유축 농가의 수익이 20%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제주=신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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