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정상화 시동 건 건설사들 아파트 분양 기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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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침체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간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 들어 분양시장이 좋아지자 그동안 시기를 저울질하던 건설사들이 잇달아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분양해 워크아웃을 빨리 졸업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에 들어간 시공능력 순위 100위 내 건설사 8곳 가운데 금호산업·경남기업·신동아건설·삼호·동문건설 등 5곳은 올 연말까지 1만3100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의 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반응도 괜찮다. 최근 동탄2신도시 경남아너스빌과 e편한세상 광안비치 등은 청약 1순위 마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 분양물량은 수도권이 4200여 가구, 지방이 8900여 가구다. 입지여건이 양호한 택지지구와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많다. 주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다.

동문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신촌지구에 들어서는 칠원동 동문굿모닝힐을 비롯해 수원시 인계동, 충남 천안시 신부동 등 3곳에서 총 6403가구를 분양한다. 지난해 분양물량(86가구)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동문건설 허상 홍보팀장은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아져 사업을 확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은 지난달 동탄2신도시 경남아너스빌 분양 성공의 여세를 몰아 올 하반기 3곳에서 3086가구를 선보인다. 대전 문지지구와 경남 거제시 사등면, 부산 초량동에서 물량이 나온다. 경남기업 박준호 상무는 “분양 성적이 좋으면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서울 길음동과 부산 민락동에서 각각 청약에 성공한 금호산업과 삼호도 1곳씩 분양한다. 모두 재개발·재건축 단지다. 광주 풍향2구역과 거제시 옥포동에서 분양된다. 신동아건설은 롯데건설과 함께 세종시에서 1944가구를 선보인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워크아웃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주택사업 비중이 커서 그만큼 분양 성적이 중요하다”며 “가격과 입지 경쟁력을 갖춘다면 청약 결과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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