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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장 여여 대결 … 양천·송파·용산 등 5곳 남녀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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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6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목5동 파리공원. 목동아파트 1~6단지를 포함해 인근에 1만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곳은 중요한 유세 포인트로 꼽힌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여파 등으로 스피커가 동원된 유세차는 보이지 않았다. 선거운동원 2명이 행인들에게 홍보물을 나눠 주고 있었다.

 겉으론 조용하지만 주민들은 차기 구청장에 관심이 높다. 1980년대 주요 대학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한 인물들의 대결이라는 점, 남녀 성(性) 대결이라는 점, 여야 모두가 경합지역으로 보고 있다는 점 등 흥행요소도 충분하다. 새누리당 오경훈(50)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수영(49·여) 후보는 86년 각각 서울대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었다. 오 후보는 양천을 지역구에서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후보의 남편은 이제학 전 구청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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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 지역의 현안은 목동 행복주택 건설이지만 두 후보 모두 반대 입장”이라며 “따라서 정책보단 인물 경쟁력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송파·용산·종로·서초구에서도 남녀 대결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송파구에선 박춘희(59·여·새누리당) 구청장과 박용모(55·새정치민주연합) 전 송파구의회 의장이 샅바 싸움 중이다. 박 구청장이 분식집 주인에서 변호사를 거쳐 구청장으로 자수성가한 이미지라면 박 전 의장은 야권 불모지인 송파구에서 구의원만 5선(20년)을 한 뚝심 정치인이다. 잠실역에서 만난 장정환(59)씨는 “박 구청장은 현직이라 어느 정도 능력이 검증됐고 박 전 의장은 동네 토박이라 구정을 잘 이끌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구에선 3선에 도전하는 성장현(59·새정치민주연합) 구청장과 서울시 산하 공기업에서 첫 여성 경영혁신본부장에 오른 황춘자(60·여·새누리당) 전 서울메트로 본부장이 맞붙는다. 이 밖에도 종로구에선 새누리당 이숙연(53·여)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종(60) 후보가 격돌했다. 서초구에선 새누리당 조은희(53·여)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곽세현(52) 후보가 겨룬다.

 이번 구청장 선거에선 여풍(女風)이 거세다. 전체 구청장 후보 84명 중 11명이 여성이다. 비율로 따지면 13.1%로 2010년 선거(10.7%)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게 아니다. 이택수 대표는 “새누리당은 강남·서초·송파·종로·용산구 등 주요 지역구에 여성을 대거 공천했다”며 “여성 후보가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승리하기 위한 카드로 쓰이고 있어 질적인 변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구처럼 여성 맞대결이 펼쳐지는 선거구도 생겨났다. 행정전문가와 교육전문가 구도다. 재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신연희(66) 후보와 서울시의회 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명신(57) 후보가 맞선다.

 2010년에 맞붙었던 후보들이 재대결하는 리턴매치 지역도 9곳에 이른다. 서대문구에선 2010년 새정치민주연합 문석진(58) 현 구청장에게 패했던 이해돈(59) 새누리당 후보가 다시 도전장을 냈다. 영등포구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조길형(57) 현 구청장과 양창호(46) 새누리당 후보가 4년 만에 재대결을 펼친다. 마포구에선 박홍섭(71·새정치민주연합) 현 구청장과 신영섭(58·새누리당) 전 구청장이 4년 만에 다시 만났다. 강북·강동 ·금천·동대문·서초·중구에서도 재대결이 벌어진다.

강기헌·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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