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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미애의 줌마저씨 敎육 공感

교육감의 자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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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이미애
네이버카페 국자인 대표

6·4 지방선거의 교육감 경쟁률이 4대1 정도 된다고 한다. 솔직히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게다가 그들이 내거는 공약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살펴보면 하나같이 뜬구름 잡기다. 그렇다고 지레 포기해선 안 된다. 교육감이 누구냐에 따라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총량이 달라진다.

 학부모로서 교육감 선택 기준은 뭐가 가장 중요할까. 인물론? 인물로 교육감을 뽑자고? 그럼 진작에 우리는 장동건에게 교육감에 나서달라고 읍소해야 한다. 공부 많이 한 교육감? 그렇다면 선거하지 말고 시험 봐서 뽑아야 한다. 아무래도 이런 기준은 제대로 된 교육감을 골라내는 데 도움이 안 된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감은 교육자다.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교육자로서 교육감은 무엇보다 범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어야 한다. 학부모들이 후보자의 범죄 경력을 꼼꼼히 봐야 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교육자를 뽑는 선거이니만큼 부정부패에 연루됐거나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은 썩은 씨앗이 분명하다. 우리가 몸담은 토양을 썩게 할까 두렵다. 그런데도 돈 좀 있다고 선거에 나온 이런 후보들의 우리 교육에 대한 관심, 진심으로 사양한다.

 또한 교육감 후보자는 가급적 입시 현실을 몸으로 느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무리 문제가 많아도 대한민국에 산다. 그리고 이 땅에서 지지고 볶으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다. 이런 현실에 자식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교육감은 학부모들이 겪는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좀 더 적극적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우리는 이미 자녀를 모두 해외에 보내고 나서 우리나라의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몇몇 분들 때문에 혼란과 시행착오를 겪은 적이 있다. 외국의 제도를 국내에 그대로 이식해 교사들을 힘들게 했다.

 자녀와 가족의 국적은 어떨까. 한국이면 좋겠으나 해외 근무 경험자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자녀가 해외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외고를 보냈다고? 이해한다. 아이가 외고 가고 싶었을 수도 있지 않나. 외고도 대한민국 안에 있는 제도이니 후보가 자녀의 외고 진학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면 된다. 하지만 해외의 교육제도가 좋아서 자녀를 해외에 보내 조기유학을 시키거나, 또한 자녀가 국내에 들어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려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면? 이건 유권자의 냉정한 판단에 맡겨야 할 사안이 아닐까 싶다.

 이번 선거를 맞는 학부모는 눈을 똑바로 뜨고 썩은 씨앗을 골라내야 한다.

이미애 네이버카페 국자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