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예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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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수해와 병충해 등 3대 재해에도 불구하고 올 벼농사는 3천8백만 섬을 내다보는 대풍이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모내기철인 6월 중순부터 거의 두 달이나 계속된 남부곡창지대의 가뭄, 중부지방을 휩쓴 홍수 등의 재해를 풍작을 거두겠다는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한 농민들에게 치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올 벼농사는 못자리 설치과정에서부터 보리흉작을 「커버」해야만 한다는 자세로 시작했다.
제한된 경지면적에서 증산을 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단위당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며, 따라서 다수확품종인 통일계 볍씨를 작년보다 60%나 늘려 심었다.
기상조건만 순조로우면 통일계 볍씨 확대재배만으로도 2백만 섬의 증수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와 함께 냉해에 약한 통일벼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온못자리 면적을 80%로 늘려 건전한 모를 일찍 생산했고 모내기도 예년에 비해 1주일이나 서둘러 끝내도록 했었다.
한해극복작전도 눈물겨울 정도로 억척스러웠다. 6월15일 이후 8월7일까지 53일간이나 계속된 가뭄은 68년의 대흉작 때보다 더 심각했지만 우물파기와 양수작전 등 수단을 다 동원해 끝내 극복했다.
이제 가뭄으로 시달리고 있는 논 면적은 경북산간지방의 3백96ha뿐이다.
충남북 지방 수해도 가뭄극복작전과 같은 노력을 경주,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았다.
이 같은 피땀어린 노력으로 재해지방의 작황도 대풍이었던 작년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가뭄피해가 가장 심한 경북지방은 산간지방에서 약1만 섬 정도가 감수될 전망이나 평야지대에서 큰 증수가 예상돼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작년 수준을 약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벼는 모두 이삭이 패고 있다. 등숙기간을 약45일로 본다면 9월 하순부터는 수확이 시작된다.
그러나 등숙기를 맞아 3번째 재해인 병충해가 전국적으로 극성을 떨고 있다. 15일 현재 병충해발생면적은 전체 논 면적 1백20만ha의 50%를 넘고 있다는 통계다.
고온·다습한 기온 때문인지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심한 편이며, 작년에 비해 l.5배나 더 발생하고 있다.
가뭄과 홍수를 무난히 극복했듯이 병충해도 그것 때문에 치명적인 감수는 없어야 되겠다.
이를 위해서는 당국의 농약공급시책이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며 특히 효과가 좋은 농약의 적기공급을 통해 방제시기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가뭄 및 수해극복에 보여준 일선공무원·지역주민·일선군인·예비군 등의 농촌일손돕기 운동이 병충해방제에도 계속 동원되어 마지막 재해를 무난히 극복, 알찬 수확이 거두어지기를 당부하고 싶다.
다시 한번 잇단 3대 재해를 극복하느라 땀흘리고 있는 농민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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