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의 수학 어드벤처] 추리·창의성 키우는 마방진 … 제갈량은 전쟁터서 진법에 활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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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호 24면

일정한 규칙을 가진 숫자들의 배열을 보면 참으로 신비로울 때가 많다. 어떤 수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곱했더니 1234321과 같이 대칭되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나 마술 같은 숫자들의 나열인 마방진(魔方陣·magic square)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그러하다.

마방진이란 기본적으로 n×n 크기의 정사각형의 각 칸에다 1부터 n의 제곱까지의 정수를 적어 넣어 가로, 세로, 그리고 대각선 방향으로의 합이 모두 같아지도록 만든 수열 도표이다.

아주 오랜 옛날 고대 중국에서는 홍수가 범람해 넘치는 황하강을 정비하던 중 숫자가 새겨진 큰 거북을 발견했는데, 거북의 등 껍데기에 새겨진 숫자들이 최초의 마방진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기원전 7세기께 고대 중국 하나라에서 예언이나 수리의 기본서로 읽히던 『하도낙서』라는 책에 합이 15인 3×3 마방진이 거북이 등에 뚜렷하게 그려져 있다. 이후 중국에서는 마방진이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져 왔다. 마방진은 주역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전술용 진법으로도 여겨졌는데, 마방진 형태로 군사를 배치할 경우 어느 방향에서 봐도 군사의 수가 같기 때문에 제갈공명이 이 진법을 사용해서 전쟁에서 여러 차례 이겼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이후 마방진은 인도, 아라비아, 유럽까지 전해졌는데 고대 아라비아와 유럽에서는 한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다양한 종류의 마방진이 개발됐다. 그 내용이 여러 비석에 새겨져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마방진에 관한 연구 자료가 남아 있는데, 조선시대 수학자인 최석정(1646~1715)이 저술한 『구수략』이란 책에는 매우 수준 높은 9차 마방진과 거북 모양의 지수귀문도라는 절묘한 마방진이 소개되어 있다.

3×3 마방진은 <그림1>과 같이 총 9개의 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부터 9까지의 수가 들어가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모두 15가 되는 마방진이다.

한편 4×4 마방진은 <그림2>와 같이 총 16개의 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부터 16까지의 수가 들어가서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모두 34가 되는 마방진이다.

5×5 마방진, 6×6 마방진 등과 같이 보다 복잡한 마방진도 홀수와 짝수 여부에 따라 일정한 규칙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

[문제 1]은 대표적인 마방진 문제다. 8과 6 사이에 1이 들어가고, 1과 9 사이에 5가 들어가는 방법으로 빈칸을 차례로 채우면 된다.

[문제 2]에서는 연속된 4개의 수를 추정해 더해보고 곱해본다. 그 결과 3, 4, 5, 6을 합한 수는 18이며, 그들의 곱은 180이 된다.

[문제 3]에서는 가로와 세로의 합이 모두 같아야 되므로 중심 부분을 제외하고 현 상태에서 크기 순서로 가로, 세로의 합을 구하면 28, 24, 16, 12다. 그러면 현재 상태의 합이 가장 작은 곳부터 괄호 안의 수 중 큰 값을 차례로 넣으면 된다. 즉 4와 8 사이에는 4개의 수 중 가장 큰 수인 18이 들어감에 착안한다.

마방진은 여러 개의 미지수를 다루는 수학에서의 추리 학습에 매우 유용해 요즘에는 초등학교 익힘 책과 중학교 수학책에도 간간이 소개되고 있다. 마방진과 관련된 문제를 접해봄으로써 추리를 통한 복잡한 미지수 문제의 해결 방법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유창성, 유연성 등의 창의성 요소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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