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유통주 목표가 줄줄이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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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세월호 참사 여파가 증권시장에까지 미치고 있다. 단체여행이 잇따라 취소되고 소비가 줄면서 여행·유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8일 동양증권은 하나투어 목표주가를 8만1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7.4% 낮췄다. 동양증권뿐만이 아니다.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도 하나투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분기 실적 부진이 이유였다. 하나투어는 1분기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11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필리핀에 태풍이 닥치면서 동남아 여행객이 감소한 게 타격을 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단체여행이 잇따라 취소돼 예약률마저 낮아졌다. 지난달 초 7만4800원까지 올랐던 하나투어 주가는 8일 현재 6만6000원으로, 12%가량 하락했다.

박성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5, 6월 예약률은 각각 -3.4%, 4.2%로 세월호 침몰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며 “이로 인해 2분기 황금연휴 효과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주도 예외가 아니다. NH농협증권은 신세계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 2일엔 현대백화점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낮춘 바 있다. 홍성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모두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세월호 참사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억눌렸던 수요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회복되는 이월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침체가 이어지는 와중에 세월호 참사로 마케팅 활동마저 줄어 이연소비(지연된 소비가 나타나는 현상)를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내수소비재 업종 중에선 필수소비재가 상대적으로 투자에 적합하다”고 전망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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