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병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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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름철 병들에는 흔히 5F의 원인들이 있다고 되어있다. 곧 식품(Food), 물(Fluid), 파리(Fly), 배변(Feces), 손가락(Finger)의 다섯 가지 F들이다.
따지고 보면 별것도 아니다. 생활환경이 청결하고 위생에 조심만 하면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뉴욕」「샌프란시스코」등 9대 도시의 식당들을 검사한 적이 있다.
그 중에서 90%가 비위생적이라는 곁과가 나타났다. 73%는 식료품을 불결하게 보존하고, 65%가 더러운 조리용구를 쓰고, 60%가 식품의 보존온도가 적당치 않았다는 것이다.
너무 엄격한 검사기준이었는가 보다. 왜냐하면 지난 몇햇동안 미국에서는 전염병이 있었다는 얘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좋아할 일도 아니다. 전염병에는 반드시 병균이 있어야한다. 그게 없었으니까 우리나라에 다행히도 지금까지 전염병이 들끓지를 않았다. 우리네 생활환경이 깨끗해서 만은 아니다. 지난 71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콜레라」환자는 한 명도 생기지 않았다.
그 전까지는 해마다 20명 안팎의 사망자가 있었다.
그렇지만 「콜레라」사망자는 동남아에서도 71년 이후에 제일 적었다.
원래가 「콜레라」는 인도가 발상지로 되어있다. 「투키디데스」의 역사 속에는 「아테네」에서 사람들이 갑자기 심한 구토와 설사를 하다 죽어갔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을 보면 「콜레라」는 옛 희랍세계에도 있었는가보다. 그러나 역시 인도가 앞선다.
지금까지 세계를 휩쓴 「콜레라」병은 모두 인도에서부터 였다. 1892년에 「러시아」에까지 뻗친 「콜레라」의 전염병으로 「차이코프스키」까지도 쓰러졌다. 이것도 인도에서 퍼진 것을 「메카」에서 돌아오는 순례자들이 감염하여 퍼뜨린 것이었다.
인도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해마다 20만명씩이나 이 병으로 죽었다. 그러나 요새는 인도 만이 「콜레라」균의 온상은 아니다. 「버마」·인지·「필리핀」·「인도네시아」등도 무서운 곳이기는 마찬가지다. 「콜레라」균은 잠복기도 짧다. 길어서 2일이면 나타난다. 그리고 나타났다하면 24시간을 넘기기도 어렵다. 사망률도 70%까지나 된다.
이처럼 무서운 「콜레라」에 대한 비상경계령이 우리나라에도 내렸다.
당국의 긴급 방역대책에만 기대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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