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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의 5·16혁명주체 지금 어디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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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16혁명 16돌이 다가왔다.
혁명을 밀의·조직하고 거사했던 이른바 「혁명주체」들도 당시의 30대·40대에서 어느덧 50, 60대의 고개를 넘어섰다. 「주체」의 정확한 수나 범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통일된 정설이나 자료가 없으나 대체로 약 1백 명 선으로 관계자들은 잡고 있고, 그 중에서도 「주체중의 주체」로 불리는 핵심주체는 20∼30명선-.
이들은 혁명초기엔 군사혁명위원회·국가재건최고 회의, 또는 내각·군·경 등 각종 요직에 앉아 제3 공화국 출범의 기틀을 잡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무상한 부침을 거듭했다.

<올해에는 대규모 경축파티>
현재 혁명주체들은 있을 법한 친목단체 하나 갖지 않고 있다. 5·16을 기념하는 단체나 사업이라면 오직 「5·16민족상」과 「5·16장학회」.
5·16 기념일을 맞아서도 해마다「타워·호텔」에서 주체들만의 간소한 「리셉션」이 있었으나 올해만은 16일 경회루에서 삼부요인·군 수뇌· 외교사절· 각계대표· 혁명주체 등이 광범위하게 참석하는 대규모 경축 「파티」를 가질 예정.

<현역 장관급은 3명>
주체로서 현재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는 장경순 무임소장관(당시 육군준장)·차지철 대통령 경호실장(당시 공수단 대위) ·구자춘 서울시장(8기생·6군단 933포병대대장·중령)등 장관급이 있고 차관급인 엄병길 감사원 감사위원(1군사중령) 등.
군 경력을 거쳐 외교관으로 나가있는 주체로는 당시 5사단장이었던 채명신 주「브라질」대사, 송찬호 대기대사(고사포 여단장·준장), 정문순 주 「나고야」총영사(진해 육군대학·중령) .
국회 쪽으로는 김종필 전 총리·오정근(당시 해병 제1여단대대장·중령)·윤태일(당시 혁명 5인 위원·준장)<이상 유정>, 오학진 서상린 유승원 이종근 강상욱 김재춘(이상 공화) 의원 등 당시의 핵심인물들이 몰려 있다.
충무공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이란 민간인 신분으로 혁명의 재정을 뒷받침한 김용태 공화당총무는 민간주체로서는 유일한 공직자. 국영업체에 몸담고 있는 주체는 많은 편.
우선 이원엽 남해화학(7비) 사장(당시 광주항공학교장·대령), 박기석 도로공사사장(2군사 공병참모·대령), 정세웅 조폐공사사장(해병 훈련단 참모장 대령), 김동하(당시 예비역해병소장) 마사회장, 임광섭 도로공사 부사장(제1건설공병대대장·중령)등이 있고 국영업체 임원으로는 김성룡(7비 총무이사), 장수영(은행협회 감사), 박치옥(수출공단 전무이사), 김제민(조폐공사 이사), 이종학(여수화학 이사) 씨 등이 남아 있고 현역으로는 김인화 소장 등 소수가 잔류해있는 상태.
5·16당시 박대통령의 신변보호를 맡았던 박종규 전 청와대 경호실장(당시소령) 은 대한 사격연맹 회장으로 활약 중이다.

<놀고있는 사람 훨씬 많아>
공직 또는 국영업체 임원보다는 자기사업을 하거나 놀고 있는 주체의 수가 훨씬 많다.
핵심주체로서 공화당 사무총장 등 요직을 맡았던 길재호씨는 71년의 이른바 10·2 항명파동으로 공직을 떠난 후 삼정 「펄프」회사를 설립, 이젠 기업인으로 활동하고 있고 핵심주체였던 전 공화당 사무총장·원내총무 김동환씨는 「유니언·가스」사장, 신윤창 씨는「롯데」전자사장이 돼 있다. 김윤근씨(해병 제1여단장·준장) 는 대서양 개발사장.
수산개발공사사장을 지낸 박향빈씨(당시 6관구 작전참모는 이 경력이 인연이 돼 원양어업협회장을 맡고 있고, 5·16 얼마 후 탄생된 화폐개혁의 주역이었던 유원식씨는 협화실업 회장.
이밖에 안태갑씨(당시 중령) 는 주정협회 회장, 박배근씨(당시 6군단 중령)는 협신전기 대표이사, 박용기씨(1군사 중령)는 모 운수회사 대표이사, 성주환씨(75통신대대장)는 삼우기업사장, 심이섭씨(전 한전부사장·당시 1군사 중령)는 M운수회 사장.
초대 감찰위원장을 지낸 최재명씨(당시 대령) 는 관광공사이사를 거쳐 K물산 대표이사로 있고, 당시 6군단 중포 대대장이었던 정오경씨(전 강원도경 국장) 는. 대한부동산협회장.
민간주체였던 고진영씨는 동아서적 회장으로, 김종낙씨는 「코리아· 타코마」사장으로, 남상옥씨는 국제약품회장으로 여전히 업계에 있으며 김덕승씨는 양조와 요식업을 경영 중. 민간주체로 서울신문사장을 지낸 장태화 씨는 현재 쉬고 있다.
무직상태의 주체로는 옥창호(8기) 한웅진(당시 준장) 김진위(당시 37사단장) 문재준(6군단 포병단·대령)씨 등 전 최고위원들이 있고 이들은 민정이양 후 이렇다 할 공직을 맡지 않은 「케이스」.
총무처장관·감사원장 등을 역임한 이석제씨는 최근 명치유신사 등 독서생활을 하고 있고, 전 최고회의 부의장·감사원장을 지낸 이주일씨는 작은 농원을 운영하며 자적. 한거생활자 가운데는 이백일씨(전 국회의원) ·박림항씨(전 건설장관)·김재후씨(전 총무처국장·행정개혁 위원)등이 있고 주택공사사장·원호처장을 지내다가 물러나 고려조선을 맡았던 장동운씨도 쉬고 있는 입장. 최주종 전 주공사장도 쉬고 있고, 이밖에 김원희(전 청와대비서관·감사위원) ·김용건(전 농협이사)·정치갑(전 공화당 조사부장·심계원제2국장)·손종호(전 정보부 국장), 실형을 선고받았던 윤필용(전 수도경비사령관) 씨 등도 쉬고 있다.
5·16직후 혁검 부장을 지낸 박창암씨는 농장을 경영하면서 「자유」라는 잡지를 내고 있다.

<형사사건으로 수감도>
해외 이주주체로는 5·16 당시 제2훈련소장이던 최홍희 전 주「말레이지아」대사(이민)·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씨 등이 미국에 가 있다.
공화당 사무총장·내무장관을 지낸 오치성씨는 미국에서의 수학을 마치고 「유럽」을 경유, 5월말 귀국할 예정이라는 소식. 5·16 당시 포고문·혁명공약 등의 비밀인쇄를 맡았던 이학수 고려원양사장과 당시 해병 제1여단 제2부연대장이었던 조남철씨(전 공화당 소속 국회의원)는 형사사건으로 수감돼 있는 상태.
고인으로는 홍종철(전 문교장관·사정담당특별보좌관 )김용순 조창대 박승규(이상 전 공화당 소속 국회의원)씨 등이 있다.
『이제 와서 혁명주체임을 내세울 수는 없다. 덕을 입을 생각도 없다.』 오학진 의원은 이런 말로 주체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고 그래서 생활의 어려움도 또 야인생활도 감수한다고 했다.
야인가운데는 옛 동지로부터 자녀장학금을 적게나마 보조받거나 자기연금으로 어렵게 지내는 이가 없지 않으며 어쨌든 『타력의존은 하지 말자』는 것이 대부분 주체들의 생각이라고 한 주체는 밝히고 있다. <송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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